항만산업은 선박연료유 규제 강화, 항만 대기질 개선,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 전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각국의 주요 항만들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CT)을 활용해 항만시스템 자동화 및 차세대 부가가치 사업 육성 등에 힘을 쏟으며 위기 극복과 함께 세계 항만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경쟁하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항만도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1년 8월 취임한 울산항만공사(UPA) 김재균 사장을 만났다.
울산항만공사 취임 시 가장 우선시한 현안 과제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8월 취임 당시 코로나19 위기와 급변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울산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사 발전 방향에 과제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와 대립해 화석연료를 80% 이상 취급하고 있는 울산항은 위기의식을 기회로 삼아 ‘에너지 물류를 선도하는 에코 스마트 항만’으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울산항만은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에너지 허브로의 전환과 환경적 책임을 강화한 ESG경영, 항만사고 제로화를 통한 안전한 항만 운영 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중대재해법과 항만안전특별법 시행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항만 안전 운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울산항만의 실무형 해상물류 일자리 지원 사업의 일환인 스마트 해상물류 ICT멘토링 사업에 참가한 대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세계적 항만인 로테르담항, 싱가포르항 등은 스마트항만 구축과 연관된 다양한 파생상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항만물류 현장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선박 입항에서 출항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상물류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하지만 다른 산업보다 진입장벽이 높고 비대중적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국내 항만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에 관심을 가지고 IoT, 5G, AI 등 미래 첨단 ICT기술을 항만에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글로벌 규제와 코로나19 등 항만산업 환경에 많은 변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울산항만의 최대 과제와 계획은 무엇입니까?
울산항만은 탄소중립, ESG경영 등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항만 운영의 효율화와 취급 화물의 다양화를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수소, LNG 등 친환경 화물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등 에너지 물류 허브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현재 울산항 물동량의 80%가 액체화물입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시행되면 대표적인 화석연료인 석유의 물동량이 줄면서 울산항의 생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기가 찾아올 것입니다. 울산항은 이를 대비해 기존 ‘오일 허브’의 개념을 ‘에너지 허브’로 확장시켜 탄소중립항만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첫째, 현재 진행 중인 울산항 LNG벙커링과 LNG터미널 구축 완료 등 저탄소 연료로의 전환을 지원할 것입니다. 미래 선박의 추진연료가 벙커C유에서 LNG 및 전기로 전환될 예정인 만큼 LNG벙커링 사업과 연계해 울산항을 출입하는 모든 선박과 미포항에서 건조된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안정적인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할 것입니다.
둘째, 울산항 주도의 수소 협의체를 구성하고 수소의 수입, 운송, 저장, 소비에 이르는 공급 사슬의 전 단계를 선도할 것입니다.
특히 LNG를 개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블루수소를 활용해 LNG와 수소를 연계하는 방안도 기획 중입니다. 2025년부터는 울산 앞바다에 2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소 개발이 추진되고 향후 발전용량을 원자력발전소 9기에 버금가는 수준인 9GW까지 확장될 예정입니다. 울산항만은 이에 맞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지원 항만으로 배후단지 2단계 개발과 해상풍력 기자재 반출이 용이하도록 지원하고 신규 물동량을 창출할 것입니다. 해상풍력에서 발생한 유류전력으로 수전해 분해해 수소를 생산, 저장하는 지원 및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방침입니다.
마지막으로 탄소제로를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의 소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울산항만이 관리하는 부두 시설을 점진적으로 에너지 저소비 시설로 탈바꿈시켜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17일, 18일 치러진 ‘2021 울산항 에코 스마트항만 대제전’ 행사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해양수산부 주최로 진행된 ‘2021 울산항 에코 스마트항만 대제전’은 <실무형 해상물류 일자리 지원사업>에 대한 우수성과물 시상과 전시를 시행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울산항만공사의 스마트 추진전략과 친환경 항만 구현을 위한 2050 탄소중립 달성 중장기 추진전략을 공유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항만은 항만 특성에 따라 구축돼야 합니다. 울산항은 특히 액체화물 중심으로 자동화 항만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할 것입니다. 울산항을 스마트항만으로 변모시키는 첫 단계는 종합 정보제공 플랫폼을 구축해 선박의 입항부터 출항까지를 원스톱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울산항이 스마트 해상물류와 관련 우수 프로젝트와 스타트업에서 연구개발한 다양한 요소 기술들을 통합하고 테스트베드로 활용되는 중심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울산항만공사의 2022년도 사업방향과 중점사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울산항만은 육•해송 연계서비스를 개선한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 온라인 기업영업 정보서비스 운영을 통해 울산항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등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민•관•공 네트워크를 통해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고객 서비스 질을 높일 예정입니다. 울산항 2050 탄소중립 중장기 전략 수립으로 공공기관으로서 ESG경영을 실천하는 기틀을 마련하고 국민 의견을 반영한 고유의 혁신계획을 수립할 것이며 항만산업과 연계한 민간 일자리 창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부유식 해상풍력과 연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올 8월부터 시행되는 항만안전특별법 시행에 맞춰 항만출입자 안전교육 의무화, 항만안전협의체 구성 등의 항만재해예방 거버넌스를 구축할 것입니다. 특히 항만보안사고 제로화를 위해 경비종합상황실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등 더욱 안전한 울산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사석위호’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풀이하면 ‘돌을 범으로 알고 쏘았더니 돌에 화살이 꽂혔다’ 즉, 성심을 다하면 아니 될 일도 이룰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올 한 해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우리 모두 성심을 다해 각자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