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8 Digital 365는 ICT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한 소식지로 피플, 비즈니스, 이슈 등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생애주기별 헬스케어 서비스로 '건강이 당연한 행복이 되도록'만드는 스타트업 (주)휴먼스케이프 이태우 CTO 생애주기별 헬스케어 서비스로 '건강이 당연한 행복이 되도록'만드는 스타트업 (주)휴먼스케이프 이태우 CTO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한국 경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희귀난치질환 통합솔루션 '레어노트', 임신·육아 플랫폼 '마미톡'을 서비스하는 휴먼스케이프도 그 중에 하나다. 사람의 생애주기 전반에 산재한 미충족 수요들을 포착하고 이를 IT기술을 접목해 풀어나가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휴먼스케이프는 Human과 LandScape를 합성한 것으로 "사람들이 행복하게 어울려 있는 풍경"을 의미하고 회사의 로고 역시 마주보는 사람을 형상화한 것이다. 연결을 통한 보다 나은 세상을 모토로, 건강이 누구에게나 당연한 행복이 되는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이다. "누구에게나 건강이 당연한 행복이 되도록"이라는 비전을 가진 휴먼스케이프의 이태우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만나 회사의 현재, 미래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붉고 푸른색이 조화를 이룬 원색의 회의실 벽과 천장, 입구부터 울긋불긋한 색감의 인테리어는 "Home-like Office"라는 콘셉트로 마치 여행가듯이 회사를 다니자는 의미라고 한다.

회사 설립 동기나 배경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난관과 이를 극복했던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휴먼스케이프는 2016년 법인을 설립하고 고객관리솔루션(CRM)에 기반한 모바일 앱을 출시했지만 당초 기대했던 사업 확장에는 한계에 부닥쳤습니다. 수 차례 사업모델을 변경하여 현재는 "레어노트"와 "마미톡" 양대 체제에 이르게 됐습니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주목했던 건 '환자 건강관리 데이터'가 가진 잠재력이었습니다. 상당한 규모의 환자 건강관리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삼고 의사 선생님들과 환우단체 등에 진정성있게 접근하고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저희 회사는 헬스케어 생태계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에 착안했습니다.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면서 환자로부터 건강관리 데이터가 유입되는 구조가 마련될 것이란 생각이었습니다.

환자는 질병과 관련해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 하지만 전문성 부족과 난해한 의학용어로 점철된 이해 장벽으로 인해 좌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희귀 난치질환은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분야입니다. "레어노트(Rarenote)"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데서 출발했고 글로벌 임상 사이트인 Clinical Trials에 공개된 전 세계 희귀 난치성 질환 임상 경과와 정보들을 환자 눈높이에 맞춰 콘텐츠화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레어노트의 사용자 수는 3만 6천여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희귀 난치질환의 또 다른 특성은 완치가 어렵다는 것인데 이에 대응하여 맞춤별 "예후관리 솔루션"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서울대병원 등 민관합동 프로젝트인 ‘A4C(AI for Children : 소아희귀질환 AI솔루션)'의 일원으로 참여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서비스인 임신·육아 플랫폼 "마미톡(Momitalk)"도 본질은 건강관리 데이터입니다. 마미톡은 건강한 출산과 육아를 원하는 산모와 엄마들을 위해 초음파 동영상 녹화 서비스를 중심으로 커머스와 성장기록 솔루션, 교육 콘텐츠 등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엄마들은 가족 건강관리에 특히 수요가 높은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마미톡은 현재 사용자 수 6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2만명 내외이며, 국내에서 315 개소, 인도네시아에서는 283개소에 달하는 파트너 병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의료 연구, 나아가 산업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했는데 휴먼스케이프와 블록체인과의 관계성, 그 의미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블록체인은 기술 자체만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고 효과적인 기술입니다. 저희 회사는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원하는 데이터를 변경되지 않는 값으로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있습니다. 즉 의료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탈중앙화하는 동시에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환자 데이터의 확보에 있어서는 데이터 보안이 가장 우선시되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데이터 유통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으며 검증값을 블록체인 위에 저장하여 위변조 가능성을 줄이고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안과 신뢰‘를 바탕으로 저희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의료 연구기관들도 환자의 데이터를 가지고 신약 개발이나 연구에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주)휴먼스케이프 이태우 CTO 01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는 결국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인 환자유래건강데이터, 즉 PGHD와 관련하여 휴먼스케이프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목표는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 의료시장은 ICT 기술 발달하면서 환자의 건강 상태를 데이터화해 저장하고 보여주는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건강 관련 데이터가 쌓이면서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 ; 데이터 기반) 의료 피드백 수요도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병원 밖에서 환자 스스로 측정하여 얻은 데이터인 PGHD(Patient-Generated Health Data)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레어노트"에서는 많은 환자들의 건강관리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데, 종류를 살펴보면 유전체 데이터와 PGHD, 전자의무기록 등입니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건강관리 데이터가 필요한데, 현재 레어노트에는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관련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있어서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레어노트에서는 앞으로도 다양한 환자 건강관리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방법적으로는 환자 개개인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환자 단체와의 긴밀한 교류와 협력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환자 단체와는 희귀질환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거나 개선하는데 서로 협력하고 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 유의미한 PGHD 자료를 계속 수집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울러 PGHD를 포함한 건강관리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은 만큼 환자들에게 정기적인 교육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건강관리 데이터가 어떻게 쓰이고, 왜 모아야 하는지 등을 알리기 위해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만들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환자들은 건강관리 데이터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건강관리 데이터의 가치와 활용도를 높이게 될 것입니다.

(주)휴먼스케이프 이태우 CTO 02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도 굉장히 많고 협업할 분야와 경쟁할 분야도 다양한데 최근 분자진단 기업인 "랩지노믹스"와의 업무협약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랩지노믹스와의 협업은 동남아시아와 미국 시장의 DTC 유전자 검사사업(Direct to Customer : 의뢰인이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유전자 검사기관에 직접 의뢰하여 받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 개발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보이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에서 DTC 검사 서비스 현지화를 위해 협력할 예정입니다.

휴먼스케이프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해 국내에서 가설을 세우고 사업모델을 검증하면서 해외로 나가 수익성을 실현하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만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 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마미톡은 1호 진출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사용자 수 7만 여명, 파트너 병원 283곳을 확보했습니다. 올해에는 베트남과 미국 시장에 전략적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출산율이 높고,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고, 미국은 세계 최대 헬스케어 시장으로써 의료와 관련한 디지털 기술 융합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 중인 "레어노트", "마미톡", 그리고 신규 서비스인 "레어데이터"의 향후 사업개발 계획을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표 서비스인 레어노트와 마미톡, 레어데이터 모두 단기적으로는 서비스의 고도화에 집중해서 사용자 확대 및 수익 창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생애주기별 헬스케어 서비스 간의 시너지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누구에게나 건강은 당연한 행복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비전을 달성하려 합니다.

두 서비스의 발전 방향을 본다면 먼저 환자용 "레어노트"에서는 의료진용 "레어데이터"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SaaS방식으로 연구진의 관찰 연구를 돕는 eCRF(전자증례기록서) 솔루션인 레어데이터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환자용 앱인 레어노트에 이어 의료진용 레어데이터 솔루션 출시로 서비스 밸류체인 확대는 물론, 치료기회 확대 등 희귀질환 분야에서 시너지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미톡은 육아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고도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오픈한 '마미톡 클래스' 서비스는 부모들이 육아 단계에서 직면하게 될 상황별, 단계별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게 지원하는 맞춤형 동영상 콘텐츠입니다. 일반적인 구독 동영상 콘텐츠와 달리 오은영 박사, 지나영 교수 등 육아 전문가가 제작자로 참여해 정확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 콘텐츠로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주)휴먼스케이프 이태우 CTO 03

CTO로서, 또 스타트업 업계 전반에 대해 모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자세나 태도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단정적으로 말씀드리면 '먼저 축배를 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항상 데스밸리(Death Valley)를 염두에 두고 겸손한 자세로 일해야 하는데,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찰나의 성공에 도취되어 업의 본질 외에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결국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축배를 일찍 드는 것보다 작은 성공 경험들을 쌓아서 앞으로 나아가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헬스 스타트업의 CTO로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게 들어오는 질문들은 개발이나 병원 등으로부터의 데이터 확보 방법과 회사의 서비스 제공 관련 문의, 개발자 채용 등 다양하지만 아무래도 개발자 확보와 관련한 질문이 가장 많습니다. 상대방과의 정보 공유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저희 회사에 훌륭한 개발자를 모셔올 수 있는가에 역점을 두고 있고, 최근의 가장 큰 화두입니다.

(주)휴먼스케이프 이태우 CTO 04

이태우 CTO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운영을 맡고 있는 SW마에스트로 과정의 3기 수료생이라고 들었습니다. 휴먼스케이프 창업과 관련해서 SW 마에스트로가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SW 마에스트로 과정에 참여한 연수생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소마(SW마에스트로)에 대한 추억들이 새롭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동료들과 멘토들을 통해 더욱 많은 성장을 했던 시기였습니다. 소마 덕분에 보고 체험하고 겪었던 것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소마는 학교 안에서 마냥 잘한다고만 생각했던 저를 안주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고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10년전 제3기 소마 과정에서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에 참석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업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학교 재학시절에는 뭐든지 '다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는데, CES에는 저와 같은 사람들만 가득 모여 있었습니다. 또 그때 만든 프로젝트인 '증권사추천왕‘ 서비스는 출시한 지 이틀 만에 4천여명이 다운로드해서 몹시 고무되고 보람 있었던 느낌이 아직도 짜릿합니다. 개발경험 이상으로 사용자들의 관심과 호응에 두근거림과 설렘이 오버랩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창업을 하면 어떻게 하면 실패하지 않고 실수를 줄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창업가 정신은 물론 기술, 경영관리 분야에서도 그때의 학습 경험이 회사 생활에 녹아 있습니다. 만일 소마를 모르고 대학만 졸업하였다면 기업체에 다니는 평범한 사원으로 그치고 말았을 지도 모릅니다. 돌이켜 보면 3기는 동료 중에 소위 말하는 '괴물‘같이 잘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때의 텐션을 잃지 않고 업계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동료들이 많습니다.

수료 후에도 소마의 멘토님과도 종종 연락 중이고, 지금은 제가 소마에서 멘토로 활동하고 있으니 감개무량합니다. 아직도 멘토님, 멘티, 동료들, 소마 과정을 운영해주시는 사무국분들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교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후배 연수생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참여하신 만큼 멘토에게도 많이 물어보고 동료들도 많이 알아가면서 귀한 인연을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가 앞으로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알차게 보내고 저처럼 많이 얻어 가서 각자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