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8 Digital 365는 ICT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한 소식지로 피플, 비즈니스, 이슈 등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ESG와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이해

  • ESG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ESG경영이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음. 아쉽게도 ESG경영을 단순히 녹색경영·착한경영·투명경영 등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음
  • 하지만, ESG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이윤 창출과 강하게 연동되는 자본주의임. 이에 대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BlackRock의 CEO 래리 핑크는 2022년 연례서한 The Power of Capitalism에서 이를 직관적으로 제시함
[자료 1] BlackRock 2022 Letter to CEOs 일부 발췌
The Power of Capitalism 자본주의의 힘
Stakeholder capitalism is not about politics. It is not a social or ideological agenda. It is not “woke.” It is capitalism, driven by mutually beneficial relationships between you and the employees, customers, suppliers, and communities your company relies on to prosper. This is the power of capitalism.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정치적인 논의가 아니며, 사회적, 이념적 논의도 아닙니다. 소위 “깨어있음(woke)”에 대한 고집도 아닙니다. 단어 그대로 자본주의이며, 귀하와 귀사의 번영에 영향을 미치는 직원, 고객, 거래처, 지역사회와의 상생 관계로부터 추진력을 얻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힘입니다.
We focus on sustainability not because we're environmentalists, but because we are capitalists and fiduciaries to our clients. 저희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환경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본가이기 때문이고, 고객들에 대한 신의성실 의무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 위 연례서한에서 래리 핑크는 자본공급자는 착한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들이 금전적인 이익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ESG경영을 돈의 힘으로 강제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고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음
  • 자본공급자가 ESG경영을 돈으로 강제하는 방법은 투자철회·의결권행사 등이 있으며, 이런 수단들은 기업 자본조달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침
  • 자본주의의 힘으로 ESG경영을 강제하려는 움직임은 블랙록 외에도 우리나라 국민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 및 다수의 자산운용사 등에서 스튜어드십코드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를 잡고 있음
  • 이에 자본을 공급받아야 하는 기업들의 ESG경영에 대한 관심은 이미 필요성을 지나 실질적인 실천방법으로 넘어가고 있음. 이러한 경향은 ESG에 대한 미디어 키워드 분석 결과를 통해서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음

IT 기업의 ESG경영 필수성과 전략적 고려사항

  • IT 기업에 ESG경영이 필수인 이유 : 자본조달과 지속가능한 이윤 창출
    • 다른 산업군과 마찬가지로 IT 기업은 자본조달과 지속가능한 이윤 창출이 필요함. 한편 ESG경영 성과는 자본조달 및 지속가능한 이윤 창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IT 기업에도 ESG경영은 필수임
    • 우선, 자본조달 측면에서는 유리한 조건으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ESG경영이 필요함. 이에 국내외 유수 IT 기업들은 자본조달을 위해서 ESG경영을 추진하고 있음. 자본조달 측면에서 경쟁 IT 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ESG경영 수준이 낮으면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었기 때문임
    • 또한, 지속가능한 이윤 창출 측면에서도 ESG경영이 필요함. 이제는 고객, 대기업 발주처 같은 이해관계자들이 ESG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 상품 구매를 거부하거나 거래를 유지하려 하지 않기 때문임. 이를 위해서 별도 ESG 관련 비용을 지출하기보다는 고유 사업에서 ESG활동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하여 지속가능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바람직함내 기업 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시장이 보다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
    • 다만, ESG경영을 위해 인위적으로 친환경기업, 정의로운 기업, 반부패기업 등으로 보이도록 이미지 만들기를 하는 비용을 별도로 들이는 것은 기업 재무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에게 ESG워싱 기업으로 낙인찍힐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함
  • IT 기업 ESG실무에서 전략적으로 고려할 점
    • 기업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음.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더 한정적인 인력과 재원으로 ESG경영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는 것도 사실임
    • 그러므로 장기적으로는 ESG 모든 분야에서 바람직한 행태를 지향해야겠으나 단계적인 계획에 따라 전략적으로 달성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IT 기업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함. IT 기업의 경우 제조업, 유통업 등 전통적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에 대한 민감도가 높지 않기 때문임
    • 단순 평가 대응 측면에서 보아도 평가사는 IT 기업이 환경에 대한 민감도가 높지 않은 특성을 파악하고 반영하고 있으므로 대응 가능 역량 안에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 예를 들어, MSCI 기준으로 IT산업의 Application Software는 환경 15.6%, 사회 47.2%, 지배구조 37.3%의 비중으로 사회와 지배구조가 큰 비중을 차지함. 반면, 에너지산업의 Oil & Gas Drilling은 환경 40.5%, 사회 26.5%, 지배구조 33%의 비중을 차지하여 가중치가 다름
    • ESG경영은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추진하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사회의 강력한 의지와 그 의지를 실현해줄 수 있는 건전한 지배구조가 핵심 역할을 함. 특히,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사외이사는 대표이사 등 임원진을 적절히 견제할 필요가 있음. 또한, 보수위원회는 대표이사의 KPI 등에 ESG요소를 고려한 장기적인 이윤 창출 성과를 포함하는 등 필요한 지배구조적 장치를 마련해야 함

IT 기업 관련 주요 ESG 모범규준 및 대응방안

  • E : 에너지 이용 및 관리
    •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IT 기업은 제조업 등 전통적인 산업에 비해 환경오염물질을 직접 배출하는 일은 드묾. 하지만 데이터센터 등 IT 기업에만 존재하는 전기사용량이 큰 설비가 존재하므로 해당 설비의 탄소배출량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음
    • 한편, ESG 모범규준은 이에 대해“자사 특성에 맞는 적합한 친환경 생산 활동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 실행하는 친환경 사업장을 구현”할 것을 권고하고 있음. 또한, 자원의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그 구현 방법으로 투입된 자원과 배출되는 물질의 양을 관리·분석하여 경제성과 환경성을 고려한 대안을 찾을 것을 요청하고 있음
    • 이는 KCGS의 환경부문 평가 4대 대분류 ‘운영 및 성과’에 속하는 요소로 모범규준에서 권고하는 내용이 평가에 반영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음. 따라서, 전기사용을 효율화하여 탄소배출량을 줄인다면 ESG평가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겠음
  • S : 개인정보보호 모니터링 체계 구축
    • IT 기업의 영리활동은 이미 모든 사람의 일상생활에 녹아들어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들의 구매내역, 나이, 소득 등 개인정보는 IT 기업의 중요한 자산으로 분류되고 있음. 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관련 법령도 강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애플과 같은 스마트기기 제조사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이나 EU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등 다양한 방면에서 개인정보와 관련된 규제 및 정책들이 강화되고 있음
    • 한편, ESG 모범규준은 이에 대해“기업은 개인정보 보호법을 준수하고 효과적인 자율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당한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여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여야 한다”라고 권고하고 있음. 또한, 개인정보 수집하고 활용하면서 합법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따르도록 제시하고 있으며, 그 구현 방법으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개인정보 보호의 실효성을 높일 것을 요청하고 있음
    • 이는 KCGS 사회부문 평가 9대 대분류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에 속하는 요소로써 모범규준에서 권고하는 내용이 평가에 반영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음. 따라서, ISO27701과 같은 인증 등을 통해 기업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실태를 파악하고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면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겠음
  • G :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일치하는 보수정책 수립
    • 앞서 말한 모든 ESG경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주요 경영진의 이해관계가 주주의 장기적인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도록 설계되어야 함. 경영진은 어디까지나 주주의 대리인으로서 활동하기 때문에 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임. 이런 대리인 비용을 가장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제도가 성과보수제도로 대표되는 보수정책 수립임
    • 한편, ESG 모범규준은 이에 대해 “이사회는 주요 경영진에 대한 보수정책 및 관행을 기업의 지속가능성 각 기업이 중대성 평가를 통해 도출한 지속가능성과 일치되도록 설계”할 것을 권고하고 있음. 또한 보수정책의 주요 내용을 공시하고 성과보수 환수 규정 등을 둘 것을 제시하고 있음
    • 이는 KCGS 지배구조 부문 평가 4대 대분류 “이사회 리더십”에 속하는 요소로써 모범규준에서 권고하는 내용이 평가에 반영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음. 따라서,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 및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하여 장기적인 의사결정이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는 KPI를 주요 경영진의 성과평가에 반영하고, 보수정책 및 실제 지급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겠음
  • 양희원 선임연구원 ESG평가실
  • hwyang@cg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