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랩은 2015년에 창업한 HR테크 기업이다. AI 매칭 채용 플랫폼인 ‘원티드’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HR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으며,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5개국에 진출하여 HR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의 미래를 바꾸는 글로벌 HR테크 기업’을 꿈꾸는 원티드랩 이복기 대표이사에게 그동안의 주요 성과, 국내외 HR 시장의 전망과 계획 등을 들어 보았다.
많은 분이 ‘원티드(www.wanted.co.kr)’를 통해서 채용과 구직과 이직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원티드’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를 소개해주십시오.
AI 매칭 채용 서비스인 ‘원티드’, 프리랜서 매칭 전용 플랫폼인 '원티드긱스(Wanted Gigs), 채용 연계형 교육 사업인 ‘프리온보딩 시리즈’, 그리고 HR SaaS(Software as a Service) 솔루션 '원티드스페이스(Wanted Spac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AI 매칭 채용 서비스인 ‘원티드’는 우리 회사의 시작점이었고, 현재에도 가장 핵심적인 사업입니다. AI 매칭은 구직자가 이력서에 관심 있는 포지션에 대한 직무, 자격요건, 우대사항 등을 간단히 입력하여 올리면, 구직자와 해당 포지션 사이의 AI 알고리즘이 매칭률을 분석해서 합격률을 예측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원티드의 AI 매칭 알고리즘은 실제 합격 및 매칭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를 활용해서 구직자에게 채용 매칭을 추천해주는 겁니다. AI 매칭은 일반 지원에 비해 무려 4배 이상의 합격률을 높이고, 채용에 드는 시간은 70% 줄일 수 있습니다.
원티드긱스는 ‘프리랜서 전용 ‘프리랜서 전용 매칭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코로나19 등 기업의 환경 변화에 맞추어 필요에 따라 인력을 고용하는 ‘긱 경제(Gig Economy)’ 트렌드를 반영한 서비스입니다. 기업이나 기관이 장·단기 프로젝트에 필요한 프리랜서 고용을 의뢰하면, AI 채용 플랫폼인 ‘원티드’가 보유하고 있는 300만 명의 유저 풀을 기반으로 최적의 인재를 신속하게 매칭합니다. 원티드긱스는 기업과 프리랜서가 원티드와 계약을 체결하고, ‘매칭 매니저’가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토탈 케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단순한 매칭 뿐만 아니라 프리랜서들이 업무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프리온보딩 시리즈 가운데 '프리온보딩 인턴십’은 기업 연계형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전공자, 주니어 경력자 또는 부트캠프(Boot Camp) 등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를 대상으로 하죠. 제품과 성장 잠재력을 갖추었으나 디지털 스킬셋(Skill Set)을 갖춘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지요. 채용 플랫폼인 원티드와 신규 직원 채용의 니즈가 있는 기업들이 연계하여 채용부터 직무 교육에 이르기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교육형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
마지막으로 ‘원티드스페이스’는 근태, 휴가 관리, 전자결재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HR SaaS(Software-as-a-Service)입니다. 전자결재, 성과관리, 피드백 관리, 출퇴근 관리 등 다양한 HR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스마트한 HR 관리를 돕고 있습니다.
‘원티드’가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 혹은 가장 중요한 장점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런 역량과 장점을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궁금합니다.
원티드의 핵심 역량은 인공지능 AI 엔진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의 채용 서비스입니다. AI 매칭은 원티드가 보유한 매칭 및 합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데, 현재 원티드가 보유한 데이터는 약 300만 건에 이릅니다. 이 데이터는 채용이 일어나는 ‘채용공고 → 지원→ 서류합격→ 최종 합격→ 3개월 근무’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고 있는 데이터로, 국내에서 원티드만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우리는 플랫폼 내 300만 개 이상의 실시간 매칭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격률 예측이 가능한 AI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2015년 채용 플랫폼 ‘원티드(Wanted)’를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5개국의 2만여 개 기업과 270만 회원을 300만 회 이상 매칭했습니다.
원티드랩의 홈페이지를 살펴봤습니다. ‘원티드랩이 일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한 ‘원티드웨이’라는 게 주목을 끌더군요. 원티드웨이가 다른 기업에서 말하는 ‘기업 문화’을 뜻하는지요?
큰 범주에서 보면 기업 문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티드랩이 추구하는 원칙 또는 가치를 표현한 것이니까요. 원티드웨이는 원티드랩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고 성장하는 방식’을 정의한 것으로, 크게 네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원티드웨이의 첫 번째 키워드는 ‘긍정’입니다. 긍정은 우리를 다르게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사람의 본성이란 게 사업을 하다가 어떤 일이 잘못되면 그 요인을 외부에서 찾기 쉽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나 환경을 탓하지 말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문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지금보다는 다음을, 그리고 그 다음을 향해 나가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우리를 성장시키고, 다른 회사와 다르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해서 긍정을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꼽습니다.
두 번째는 ‘도전’인데요. 원티드랩은 목표를 세울 때 올해 대비 20% 성장하자, 이 프로젝트를 10% 개선하자,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냥 2배 성장하자, 그리고 5년 뒤에 100배 성장하자, 이렇게 약간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들을 자꾸 세웁니다. 그런데 이렇게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금 하던 일들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하는 일을 더 열심히 잘하면 되겠지’라는 생각 자체를 못 하게 하는 거지요. ‘어떻게 하면 다르게 할 수 있지?, 기존보다 훨씬 더 낫게 할 수 있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런 게 바로 우리가 말하는 ‘도전’이고, 그 도전이 우리 구성원들을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고, 더 유연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데이터’입니다. 우리는 데이터로 소통합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가 구성원들에게 대부분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저의 행동이나 기업의 행동 그리고 우리가 하는 다양한 행동들이 모두 데이터로 측정되고, 그 데이터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한다는 뜻입니다. 사실, 많은 기업이 의사결정을 할 때 데이터를 굉장히 비밀스럽게 취급하고, 소수의 사람만 독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개인의 연봉이나 유저들의 개인 정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데이터를 공개하고 공유합니다. 우리 회사가 뭔가 조금 잘못되거나 지표가 좀 낮아지더라도 그 데이터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을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지표가 나쁘거나 좋거나 거의 모든 데이터를 구성원 모두가 다 보고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원티드랩 구성원들의 신뢰는 매우 탄탄하다고 자랑할 만합니다.
마지막 키워드는 ‘린(Lean)하게 실행한다’입니다. 제가 원티드랩을 창업하기 전에 두 번쯤 실패했는데, 그때는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기능을 충분히 구현해서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 사람들한테 내보내겠다고요. 이게 보통 사람의 자연스러운 생각이거든요. 그런데 원티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핵심만 남겨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한번 콘셉트를 던져보고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몇 페이지만 만들어서 투자자에게 계속 설명하고 유저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어요. 그리고 이게 진짜 통하는지 안 통하는지 살피면서 계속 업데이트했고, 그러다가 원티드를 통해 합격하거나 추천하면 보상금 100만 원을 주겠다고 시작한 게 원티드입니다. 우리가 린(Lean)하게 실행한다는 것은 이처럼 군더더기 없이 실패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지금 시작하는 것이고, 그 실행의 결과에 기반하여 더 크고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채용, 구직, 이직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그리고 그에 맞추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트렌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수시 채용과 디지털 직군에 대한 수요 확대, 둘째는 ‘가치의 다원화’입니다.
통계를 보면, 지난 2018년 수시 채용 비율은 18%였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3년 후인 2021년에는 수시 채용의 비율이 59%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 가파르게 이어질 것입니다. 더구나 디지털 인력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니, 앞으로 디지털 관련 인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될 기업이 더 많아질 겁니다. 이는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라 젊은 층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앞으로 인재 한 명, 한 명에 대한 희소성과 가치가 더욱 높아지게 될 겁니다. 그리고 디지털 인력의 증가는 일의 형태를 리모트 워크(Remote Work)로 바꾸게 될 것입니다. 디지털 업무의 특성상 시스템을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일들은 전부 다 온라인 상에서 어느 정도 구현이 가능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모트 워크 형태의 일들이 확산되고, 그런 업무를 수행하는 툴(Tool)들이 더욱 발전하면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도 굉장히 많아지게 될 겁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트렌드는 ‘가치의 다원화’입니다. 예전에는 좋은 직장이라고 하면 대기업을 선택했고, 인력도 간판 좋은 학벌을 선호하는 등 비슷한 기준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가치가 더 많이 다원화되고 문화적으로도 성숙해져서, ‘자기만의 성공’이라는 기준이 다 달라지고 있는 거지요. 직장이나 커리어를 선택하고 디자인하는 기준도 다 달라졌습니다. 그러면 이런 트렌드에 맞추어 뭐가 필요할까요? 다원화된 가치에 맞는 맞춤형 커리어 설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집니다. 지원자 각각의 요구와 가치에 맞도록 각각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각각의 사람에게 맞는, 그 사람다운 커리어를 만들어주는 게 더욱 중요해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고,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 경로가 달라질 수 있고, 그렇게 달라진 게 10년 후에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원티드랩의 해외 비즈니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해외 시장도 우리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원티드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원티드랩은 창업 2년 만에 일본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했고,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HR 시장 규모를 지닌 일본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지요.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헤드쿼터가 모여 있어 영어권 관문으로 통하는 싱가포르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중 약 15%는 글로벌 기업인데, 앞으로 더 빠른 시장 선점과 유료화를 통해 이용자를 정착시키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가시적인 플랜이나 성과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미국 시장을 신중하게 눈여겨보고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원티드랩이 펼쳐나갈 미래 청사진이 궁금합니다.
원티드랩의 비전은 명쾌합니다. 일의 미래를 바꾸는 글로벌 HR테크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비전을 위해 우리가 지금 그리고 앞으로 할 일은 모두가 나답게 일하고 즐겁게 성장하는 것을 돕는 겁니다. 이게 우리의 미션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10년 후 커리어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와 AI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데이터들과 AI 역량을 현재의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역량과 가치관 등과 연결하여 그 사람에게 적합한 맞춤형 커리어를 디자인해줄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어떤 사람의 미래가 바람직하게 바뀔 수도 있도록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람들의 미래 성장을 돕고 싶습니다.
원티드랩도 오늘의 성공을 이루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원티드랩처럼 멋진 성공을 꿈꾸며 분투하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조언 겸 격려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예전에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는 “창업하지 마세요”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창업을 한다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말려도 할 사람들은 다 하더라고요.
창업은 많이 고통스럽고 외로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창업을 하겠다면, 성공 확률을 높이고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도록 ‘좋은 팀’을 만들어서 창업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사업 아이디어도 좋고, 시장도 좋고, 여러 가지 좋은 것들이 많아도 그 일을 해내는 것은 결국 그 팀의 역량이거든요. 같은 아이디어도 어떤 팀이 담당하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또 어떤 일을 하든 혼자 하는 것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완해 줄 수 있는 팀으로 하는 것이 훨씬 더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채용할 때 우리에게 없는 역량, 경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가를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런 사람이 합류함으로써 우리가 조금 더 나은 회사가 될 수 있는 거니까요.
혼자서 창업을 하면, 처음에는 빨리 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빨리 가다가 힘에 부치거나 외롭거나 어려운 일을 겪게 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씀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