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6년 동안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을 포함한 국내외 고객들에게 전문 솔루션 개발, 시스템 통합(SI), IT인프라 구축과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온 LG히다찌㈜가 작년 12월 사명을 ‘㈜클로센(CloCEN)'으로 변경하고 제 2의 도약에 나섰다.
기존 주주사인 한국의 LG그룹과 일본의 히다찌제작소가 보유했던 LG히다찌㈜의 지분 100%를 IT서비스 전문기업인 아이티센이 인수하는 과정이 마무리된 것이다.
개별 고객의 업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최적의 ICT기술 및 독창적인 솔루션을 바탕으로 국내 및 해외 고객의 디지털 혁신 사업을 계속 뒷받침해 나가겠다는 ㈜클로센의 이석희 대표이사를 만나 제 2의 도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클로센(CloCEN)’ 으로 회사명을 변경하셨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요. 사명변경을 계기로 회사가 추구하고자 하는 기업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클로센(CloCEN)은 클라우드의 클로(Clo)와 아이티센의 센(CEN)을 합성한 이름입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IT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업(業)의 의미와, 아이티센 그룹의 일원이라는 소속감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36년간 LG와 히다찌제작소의 합작기업으로 운영되던 기업을 국내 아이티센그룹이 100% 인수하면서 사명을 바꾸었고요, 전략 방향도 아이티센그룹에 맞추어서 클라우드 산업을 중심축으로 정하여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의 재편을 통해 세 가지 목표 및 방향성을 설정하고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Data Value Creator가 되자는 것이고, 두 번째는 클라우드 분야의 엑스퍼트(Expert) 집단이 되겠다는 것, 세 번째는 글로벌 사업의 리더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인 Data Value Creator란 첨단 IT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Digital Innovation을 창조하는 믿음직한 파트너로 성장하겠다는 것입니다. 요즘 4차 산업은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게 데이터입니다. 특히 저희 금융사업본부에서는 AML(Anti-Money Laundering)이라는 자금세탁방지 솔루션, 신용카드사들이 부정거래를 감시하는 FDS(Fraud Detection System), 그리고 마이데이터 사업 등과 관련된 시스템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어요. 이처럼 클로센은 단순한 프로그램만을 개발하는 회사가 아니라, 혼재돼 있는 빅데이터를 정제해서 가치를 뽑아내는 역량을 첫 번째로 삼고 있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인 클라우드 분야의 엑스퍼트(Expert) 집단이란 의미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공급, 클라우드 시스템의 도입 컨설팅과 구축 및 전환, SaaS 등 클라우드 관련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아이티센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통한 수직/ 수평적 사업 확장을 도모할 방침이라는 것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저희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 실적이 있으며,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인프라(HCI 등) 및 데이터 전환 솔루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 개발(Cloud Native) 및 관련 사업 분야의 역량을 키워서 클라우드라고 하면 클로센을 떠올릴 수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 포지셔닝을 하려고 합니다.
세 번째는 글로벌 사업 리더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일본 비즈니스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룹사가 보유한 기술 및 솔루션 역량을 더하여 글로벌 사업을 확대 강화하고자 합니다. 국내 SI 업체가 글로벌 사업을 하는 곳은 드문데요, 클로센은 과거에 일본과의 관계도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사업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국내 ICT업계에서는 드물게 글로벌 사업의 리더로서 포지셔닝을 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합니다.
아이티센 그룹은 최근 수년간 기업인수를 통해 성장해왔는데요, 이번에 클로센을 인수한 목적은 클로센의 어떤 경쟁력과 차별성을 활용하고자하는 것인가요?
아이티센 그룹은 공공 인프라 분야의 솔루션 전문회사로 성장한 토대를 기반으로 국내 최초의 SI 기업인 쌍용정보통신과 네트워크 통합(NI) 분야의 강자인 콤텍시스템 등을 인수하여 외연을 확장하였습니다. 여기에다가 국내뿐 아니라 일본시장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아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LG히다찌를 인수함으로써 사업기반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36년간 ICT 솔루션 업계에서 한일간에 교류하여 온 회사는 클로센의 전신인 LG히다찌 밖에 없었습니다. 후지쯔나 도시바 등 굴지의 일본 기업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서버나 노트북 같은 ICT기기 판매를 중심으로 해왔지, 정보시스템을 통합 구축(SI)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는 저희가 유일했습니다. 1990년부터 히다찌제작소의 IT서비스 사업에 참여해 왔고, 2002년 일본지사를 설립하였습니다. 이를 통하여 현지 SI사업에 활발히 참여하는 한편, 국내 우수 솔루션을 발굴하여 일본에 수출하여 온 결과 일본시장 매출 누적액이 4천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클로센의 경쟁력과 차별성은, 30년 이상 히다찌와 협업하여 온 실적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고, 높은 수준의 개발 품질과 우수한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한일 간의 상황이 달라져서 더 좋은 기회가 오면 클로센이 정말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클로센의 해외사업 경험과 글로벌 파트너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아이티센 그룹의 다양한 솔루선을 해외에 공급하고 글로벌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데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스마트 디바이스와 연동된 생체인식 모듈 제조 및 의료 빅데이터 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 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요?
클로센은 2005년부터 히다찌의 지정맥 인증 솔루션을 국내에 도입, 금융과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생체인증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손가락 지문이 아닌, 손가락의 혈관 패턴을 가지고 생체 인증을 하는 기술을 지정맥 인증이라고 하는데, 공유나 위변조가 아예 불가능한 독보적인 기술이예요.
우선 금융부문에서는 단말기에 의한 생체인증 방식 결재로 접근통제를 강화해 상호견제와 사고예방 기능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지정맥 인증 기술을 사용자 및 창구 단말 PC 로그온부터 시스템 접속, 결재 상신, 책임자 승인 거래에 적용하여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등 안전하고 편리한 업무통제 체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클로센은 신협, 새마을금고, 농협 등을 대상으로 전국 규모의 생체인증 기반 업무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실적을 쌓아 왔고, 최근에는 시중은행으로 확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나 별도 단말기를 활용한 비접촉 방식의 솔루션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며, 인증서비스와 결제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생체인증기술을 활용한 사업모델을 확대해 가려고 합니다.
의료 부문에서는 의료정보 접근 제어를 위한 공인인증서를 생체 인증으로 대체하는 등 스마트병원 생태계 구축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일찍부터 의료 시장에서 본인 인증이 매우 중요하다라는 니즈를 파악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의 패턴 변화와 급변하는 의료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서 의료정보를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죠. 클로센은 금융분야에서 검증 받은 지정맥 솔루선을 활용해 의료분야에서도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손가락만 대면 바로 본인 인증이 되어 원스톱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그날을 그려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입장에서 보면 개인의료정보 도용에 의한 부정 수급만 막아도 재정 건정성 강화에 큰 도움이 되고, 결과적으로 훨씬 더 편리하고 경제적일 것입니다.
앞으로 병원에서 정보보안 이슈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생체인증의 도입이 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미 항암제와 마약류 등 중요 의약품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운반하기 위한 자율주행 로봇에 지정맥 인증 시스템을 적용하여, 계명대의료원 동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등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스토리지, 클라우드, 생체인증, 빅데이터, IOT, 컴플라이언스 등 다양한 제품/솔루션을 가지고 있는데, 주력 분야는 어떤 것으로 보면 될까요?
클로센은 하드웨어 인프라 공급부터 시스템 개발 및 솔루션 제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토리지와 생체인증, 금융컴플라이언스 분야에서 독보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인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사업자로서 클라우드 서비스 실적도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데이터 쪽은 기존의 금융분야 고객을 위주로 데이터에 대한 수집/처리/활용/보안 등의 기능을 중심으로 진행해왔고, 클라우드는 공공기관들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함께 클라우드 전환/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사업이 다양해 보이지만, 고객들의 디지털전환(DX) 수요에 대응하여, 지금까지 영위해 온 사업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해 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재는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를 활용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품 공급과 MSP 클라우드 전환 사업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해가면 아이티센 그룹 전체가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클라우드 모델에서 분산 컴퓨팅을 활용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라든지, 특화솔루션을 SaaS화하는 등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역량을 주력으로 설정하고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사업의 성공 방정식은 나라마다 다른데요, 현재 클로센의 기술을 해외 진출시에도 동일하게 적용하여 성공할 수 있는 경쟁력 요소는 어떤 점인가요?
저희 분야에서 해외사업에 대한 생각은 모든 기업의 로망이라고 할까요, 하고는 싶지만 현실적으로 해외에 진출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아주 드뭅니다. 일반적인 물건을 팔고사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죠. ICT 쪽은 나라마다 벤더들이 다 솔루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국 업체가 들어가서 그 나라의 ICT 시스템에 맞는 현지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구축하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내가 한국에서 좀 하니까 동남아나 일본에서 통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는데, 이는 큰 착각이고요, 전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해외사업은 국내와는 전혀 개념이 다르다고 생각해야 되고, 그 나라 회사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서 현지 조사나 실태 분석을 하지 않고서는 100% 실패한다고 봅니다.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왜 우리를 필요로 하는지, 그걸 먼저 명확하게 파악을 해야 되고요 그 다음은 그 나라에서 요구되는 품질의 수준입니다. 특히 일본의 품질 요구 수준은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보통 우리나라는 품질/납기/가격 이런 요소를 따지지만, 일본은 첫 번째도 품질, 두 번째도 품질, 세 번째도 품질입니다. 이처럼 해외사업은 현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그 나라에 맞는 품질수준을 갖추고, 그 다음에 프로젝트 수행과 유지보수를 계속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이 돼야만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각오로 진출해야만 쭉 성장할 수 있지, 그렇지 않을 경우 보통 2~3년 버티다가 다 돌아오게 됩니다.
클로센 해외사업의 강점은 시장 분석에 기반한 솔루션의 철저한 현지화, 히다찌제작소와의 긴밀한 네트워크, 현지 거점을 기반으로 한 사업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클로센 및 아이티센그룹이 보유한 기술력과 전문성을 융합하고 솔루션을 SaaS화하는 한편, 그동안의 해외사업 경험 및 히다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을 공락하고자 합니다.
국내외 경제에 R(경기 침제)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IT 시장 환경에서 2023년 클로센의 가장 중요한 전략과제는 무엇인지요?
뉴스를 보면 올해는 IMF때보다도 더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런대 32년째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올해는 쉬울 거야’라고 한 적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사업을 하다보면 외적 변수는 당연히 있다고 보고요, 외적 변수가 아무리 안좋더라도 기업은 결국 거기에 맞는 대응책과 전략을 세워야 살아남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많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유행을 타는 사업에 급급하면 안 되겠죠.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스토리지 사업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늘어났어요. 비대면 활성화에 따른 정형, 비정형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까 그렇게 됐는데, 앞으로도 데이터는 계속 증가하고 카카오 사태에 따른 DR 구축 수요 증가 등 스토리지 용량은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 분야 역시 단순 업무 개발 같은 건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데이터 분석 활용 및 비대면 채널 관련 사업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는 둔화되었지만 기업들은 디지털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즉 경기침체에도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선택인 만큼, 사업의 DX화를 위한 IT 지출은 전략적으로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클로센은 고객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물론, 고객 비즈니스의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DX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DX 기술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사업구조를 시스템 통합(SI) 및 솔루션 판매 중심에서 서비스 사업 분야로 진출하여 더욱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