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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제가 만든 또 하나의 신시장-중국 주유소 편의점

플랫폼 경제가 만든 또 하나의 신시장 – 중국 주유소 편의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신 유통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모바일 결제, QR코드 즐겨찾기 등록이 일상화되어 있는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유소 편의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차주(車主)가 단순히 주유를 위한 목적으로 주유소를 방문했다면, 이제는 차주의 개성화와 수요층이 증가하면서 주유 이외에도 쇼핑, 카페, 푸드, 차량관리 등 복합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레저존으로 변모하는 추세다. 물리적 환경과 디지털 환경을 이어주며 새로운 유통 채널로 뜨고 있는 주유소 편의점의 성장사례와 기회요인을 살펴보자.



주유소 편의점에 불어 닥친 ‘디지털’ 바람

코로나19로 대면 소비가 위축되고 온라인 소비가 각광받으며 중국의 온라인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37.21조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상승했으며 2021년 1분기 온라인 판매 매출은 2조 8,093억 위안(약 313조 6,0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솽스이(双十一, 11월 11일)’, ‘솽스얼(12월 12일)’ 할인행사가 맞물리면서 온라인 실물 상품 소비는 두 자리 수 이상의 고성장을 이루며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알리바바 산하의 온라인플랫폼 티몰(Tmall)의 경우, 2020년 11월 1일~11월 11일까지 플랫폼 거래 총액(GMV)이 4,982억 위안(약85조 4,5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6%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표> 2020년 중국 실물 상품 온라인 판매액 월별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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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중국 국가통계국, KOTRA 상하이 무역관 정리

이처럼 온라인 소비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전통적인 정유회사들마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디지털화’를 선언하고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 도입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을 경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 제2의 국영 석유기업 중 하나인 중국석화(SINOPEC)가 소유한 이지에 편의점은 2017년 8월 중국 최초로 무인 편의점 도입과 같은해 10월 점포 스마트화를 위해 중국 제2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JD닷컴)과 업무협력 MOU를 체결하고 2019년 9월에는 커피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전사적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 기업과 손잡고 고객 데이터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에 대해 우한대학교 경영학과 우시엔밍 교수는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타겟 고객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분석과 프로모션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과거에 비해 고객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지만, 주유소의 주요 고객층은 여전히 차주와 화물운송, 버스기사들이다. 따라서 그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제품이 무엇인지, 주로 방문하는 시간대는 언제인지 등 고객 욕구와 소비패턴을 분석해야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에 커피사업까지 넘보는 석유기업들 사업다각화로 ‘종합 플랫폼’ 도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중심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 외에, 석유업계에서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이른바 ‘인터넷+주유소+편의점+종합서비스’ 구조의 차별화된 플랫폼을 내걸고 플랫폼사업자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석유회사가 커피를 팔고 커피를 집까지 배달해준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을지 몰라도 지금 중국에서는 석유기업 산하의 자체 브랜드 커피가 스타벅스와 같은 기존 커피 사업자를 맹추격하며 차•음료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석유(CNPC), 중국해양석유(CNOOC)와 함께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석화(SINOPEC)의 경우, 온라인 배달 전문 토종 커피 브랜드 리엔커피(Coffee box)와 손잡고 2019년 9월 커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배달과 매장소비’라는 신 유통 채널을 선보이며 커피시장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매장 2km 이내 딜리버리 서비스,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을 최대한 활용한 마케팅으로 시너지를 얻고 있다. 커피 메뉴도 15종에 달하며, 가격도 12위안~28위안(2,055원~4,795원)으로 가성비를 갖추고 있다. 커피 이름도 주유소에서 파는 휘발유 종류인 92#, 95#, 98#를 착안해 92#는 일반커피, 95#은 트렌디한 스페셜 음료, 98#은 프리미엄 커피로 판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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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에 커피 APP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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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업 방법-직접 수령, 드라이브 픽업, 홈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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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에 커피 오프라인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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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브 픽업


2008년 중국석화가 비석유제품 판매를 선언하며 출범시킨 이지에 편의점은 점포 숫자로 보면 중국 전체 1위이다. 첫해는 편의점 매출이 11억 위안(1,884억원)에 불과했지만 10년이 지난 2018년에는 620억 위안(10조 6,212억원)을 기록했다.

주유소 편의점의 성공요인으로는 고정 수요층(ex. 주유 고객) 기반의 안정적인 유동인구 확보, 상대적으로 우월한 입지조건, 각종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O2O, B2C 서비스 확장 등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성공요인으로 미루어 볼 때, 주유소 편의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개념이 가장 잘 적용될 수 있는 곳이다. 온라인 선 구매 후 매장 수령 방식을 비롯해, 지역특화 상품 소싱, 식음∙쇼핑 등 다양한 소비가 이루어지는 복합 문화시설 인프라가 갖춰질 경우 그 성장 잠재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국영 석유회사 양대산맥인 중국석화와 중국석유가 2020년 상반기 528억 위안(9조 4,51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위기 속에서 석유 이외의 차•음료 시장에 진출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표>중국 석유회사 산하 편의점 TOP 2의 디지털 마케팅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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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FKII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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