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혁명에 이은 모바일 혁명으로 십여 년 전부터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급변하고 있다. 기업이건 개인이건 거의 매일 접할 수밖에 없는 금융거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금융산업의 근간인 은행의 디지털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은 모든 사람들의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은행의 경쟁력과 심지어는 장기적인 생존까지 좌우할 수 있는 명제이다. 한편으로 은행산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어떤 업무의 혁신을 이루어낸다는 것이 보통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새로운 경쟁자인 빅테크테〮크핀 회사의 등장으로 디지털전환을 향한 기존 은행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졌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은행인 KB국민은행은 2018년부터 전면적인 디지털전환을 선언하고 디지털 경쟁에서 앞서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여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은행 경쟁력의 근간을 재정의하는 막중한 일을 담당하는 KB 테크그룹의 지휘자 윤진수 부행장을 만나 보았다.
2000년대 들어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화(DT)의 영향으로 금융산업도 ICT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 혁신이 더욱 경쟁력의 핵심이 된 것 같습니다. 우선 KB국민은행 테크그룹의 비전과 위상, 그리고 이에 따른 조직구성 면에서의 변화 및 특징에 대해서 소개해주십시오.
금융의 디지털화라는 의미에서 테크그룹 조직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기 보다는 은행 전체적인 조직 변화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KB도 IT인력이 한 부문에 모여 있었는데 2021년부터 국내 금융권 중 가장 먼저 ‘플랫폼 조직화’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전통적인 조직은 비즈니스 부서와 IT(개발)부서가 분리되어 있는 구조였는데, 이것을 합치는 작업을 했어요. 플랫폼 조직은 기획부터 설계, 개발, 운영, 유지보수 등을 한 팀에서 하게 되는데, 요즘 많이 얘기되는 애자일(Agile) 조직과도 관련이 됩니다. 기획자와 개발자가 한 팀에 모여서 시장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TTM(Time-To-Market) 역량을 높이려는 것이 목적입니다. 2021년도부터 IT 인력을 전진 배치하는 형태로 진행돼서 지금은 플랫폼 부(部)라는 조직이 한 20여개 정도 됩니다. 플랫폼 조직이 전사 차원으로 시행되어 올해가 3년차인데, 매년 KB에 맞게 계속 발전시키고 있어서 ‘KB형 플랫폼 조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테크그룹은 KB 내에서 기술에 관련되는 것들을 집합시켜 놓은 조직이라고 보면 되고요, 플랫폼 조직이 성공하기 위한 지원 내지 구심점 역할을 하는 조직입니다. 제 표현으로는 KB 전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전환(DT)을 달성하는 인에이블러(Enabler)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코어뱅킹이라 부르는 여수신 등 계정계 시스템과, 메인프레임(M/F), 서버, 네트워크 등 인프라, 전진배치된 플랫폼 조직을 뒷받침하는 아키텍처, 그리고 보안 등 전체 IT시스템을 운영하고 고도화하는 영역의 일이죠. 최근에는 클라우드, Open API, 블록체인 등 좀 더 개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술들을 도입하고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테크그룹의 비전은 대외적으로는 수준 높은 기술(테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고, 내부적으로는 기술을 기반으로 은행의 상품, 서비스 등 비즈니스가 좀더 원활하게 작동하고 구현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테크그룹의 주요 변화 내지는 중점을 몇 가지 말씀드리면, 크게 ‘혁신’ 측면과 ‘안정성’ 측면으로 나눠서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혁신 측면에서는 올해 테크그룹 핵심과제 중 하나로 ‘코어뱅킹 현대화’를 설정했습니다. 이게 예전에는 다운사이징(Downsizing)이나 마이그레이션(Migration)이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모더나이제이션(Modernization), 즉 현대화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요. 이 작업은 기존에 갖고 있던 메인프레임(M/F) 기반 코어뱅킹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native) 기술 기반의 혁신적이고 유연한 코어뱅킹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를 위해 올 초 CoreNext부라는 전담부서를 신설해서 전략수립부터 개발, 프로젝트 관리까지 아우르는 본격적인 전담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또한 작년 하반기에 신설된 ‘애자일 빌드팀’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KB 내 애자일 개발 문화 확립과 확산을 주도해가는 조직입니다. 저희가 2021년부터 플랫폼 조직화하면서 애자일 방법론을 확산하는 노력을 시작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외부에 있는 것들, 예를 들어서 구글이 잘하니까 좋다고 가져다 쓴다고 다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KB한테 맞는 애자일 방법론을 확보하고 그 다음에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서 코칭 활동까지 하는 조직이 애자일 빌드팀입니다. 앞으로 모든 비즈니스 플랫폼부서에 애자일 개발을 정착시키고 확산시켜 나가는 방향에 앞장을 서고 있습니다.
안정성 측면에서는 올 초 ‘인프라지원부’ 라는 부서를 신설하였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카카오 DR센터 화재, 한국투자증권 IT센터 침수 등 전산센터 관련 여러가지 사고가 있었잖아요. KB는 현재 김포에 통합IT센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서 KB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 장비들을 통합하여 관리,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룹 차원의 인프라/시스템 측면에서 안정성을 확보하고, 전체적인 예방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인프라지원부를 신설하여 전산센터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은행업무와 관련한 기술적 변화를 보면, 오픈뱅킹에 이은 마이데이터 제도, 고객정보 관련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그리고 블록체인까지 모든 첨단기술이 망라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복잡한 기술이 배경으로 작동되고 있더라도 신속, 정확하면서 편의성이 높은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텐데 그런 결과를 구현해내기 위한 핵심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첫번째로는 ‘클라우드’ 입니다. 제가 테크그룹에 부임하던 ’21년도부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 해 상반기에 그룹 통합 클라우드에 대한 전략을 수립, 선언하고, 10월에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인 ‘KB One 클라우드’를 구축하였습니다. 저희를 포함한 금융권에서 일부 서비스를 클라우드에 적용하는 시도들은 있었지만,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실제로 전면 적용하는 사례는 저희가 국내 금융권 최초입니다. 기존의 데이터센터는 새로 뭘 구축하려면 계획서 쓰고 장비를 들여오는 데 3개월 이상 6개월도 걸리고 그래서 너무 늦어지잖아요. 그런데 클라우드가 즉시성을 제공해 주니까 새로운 기술도 빨리 도입할 수 있고 서비스를 구현하는 속도도 훨씬 더 빨라집니다. 결국은 이런 환경들이 갖춰지면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충분히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고요. 은행 서비스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들의 서비스까지 KB One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시도를 확산해 나가고 있는데, 이를 통해 탄력적인 IT자원 운영이 가능하고 궁극적으로는 서비스 구현 속도도 점차 빨라져, 결국은 고객에게 더 나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두번째로 ‘AI’ 영역도 저희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기술 영역 중 하나입니다. 요새는 챗GPT 얘기를하면 AI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에 대해서 굳이 길게 설명 안 해도 될 정도로 간단해진 것 같아요. AI 기술은 모든 산업군에 걸쳐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 입니다. 저희는 당연히 금융에 특화된 AI 기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은행업무 특성상 고객과의 ‘소통’과 ‘신뢰’에 보다 중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통 측면이라고 하면 자연어 처리, 텍스트 분석, OCR 등을 말하는데, 생각보다 금융이라는 도메인에 특화된 기술이 별로 없어서 그런 것들을 확보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對)고객 관련해서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조만간 출시하기 위해서 작업하고 있는 ‘AI금융비서’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중장기적으로는 금융비서 서비스를 통해 초(超)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실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핼루시네이션(Hallucination)과 같이 아직 신뢰성에 문제되는 부분이 많고, 당국의 규제를 꼼꼼히 봐 가면서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고객과 관련되는 영역에 우선 적용되기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을 해요. 생성형 AI는 우선 조사, 기획안 작성이나 코딩처럼 은행 내부의 생산성을 올리는 영역에 일차적으로 집중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번째로는 블록체인이나 메타버스 등 금융에 적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술들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영역은 아직 완전하게 검증되지 않은 부분을 기술적으로 계속 검증하면서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는지, 쓰려고 할 때 어떤 페인 포인트(Pain Point)가 있는지, 법률적인 점들을 포함해서 파일럿 형태로 검토하고 있어요. 이런 새로운 기술은 우리 내부에 전문가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미래 기술에 대해 꾸준히 투자하고 연구하고 또 외부와의 협업을 열심히 모색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같은 경우에는 공급망 쪽에 활용하는 방안을 작년부터 계속 진행을 해오고 있고요, 메타버스는 VR 브랜치라든지 최근에는 웹 AR이라고 하는 작업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서 적용 가능성을 계속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말씀드린 ‘코어뱅킹 현대화’를 위한 KB Core Next 프로젝트가 가장 중점적인 대표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의 코어뱅킹 시스템을 구축하면 비즈니스 전개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고객에게 제공되는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는 백엔드에 있는 코어뱅킹 시스템과 연동하는 과정에서 기능/구조 면에서 유연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Core Next 프로젝트를 통해 코어뱅킹의 유연성과 개발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해서, 보다 신속하고 퀄리티 높은 서비스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에는 ‘코어뱅킹’에 대한 자체 기술력이 은행의 경쟁력에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개인고객에 대해서는 고령층 등에서 은행거래가 점점 더 디지털화됨에 따라서 오히려 곤란을 느끼거나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금융접근성(financial literacy) 나아가서 금융포용성(financial inclusion) 문제는 은행 ICT면에서 어떻게 개선시켜 나갈 계획인가요.
저희 은행은 ‘국민의 평생 파트너’라는 슬로건 하에 국민은행은 금융 취약/소외 계층에 대한 ‘금융포용’과 관련된 여러 아젠다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단순히 나이로만 구분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ICT가 해야 할 역할과 지점과 같은 대면채널에서의 역할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비대면/디지털 문화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와중에도 다양한 특화 점포를 통해 소외계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지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내에 고령인구가 많은 5개 행정구 복지관에 이동식 점포인 ‘KB시니어라운지’를 설치해서 은행업무를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드린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한, 시니어 고객의 모바일 활용 능력 향상을 위한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을 실시한다든지 어르신 고객 대상 ‘보이스피싱 예방 연극 공연’ 같은 일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비대면의 경우에는 저희 KB 대표앱인 ‘KB스타뱅킹’에 기능이 너무 많은 어려움이 좀 있잖아요. 그래서 고령자 고객을 위한 간편 모드 같은 것을 새로 만드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ICT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결국 고객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추진하고 있는 ‘AI금융비서’ 서비스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만을 위한 서비스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고령층 고객들께서도 AI금융비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서비스 퀄리티와 완성도를 꾸준히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시스템이 뒷받침된 채로 전행 차원에서 홍보, 교육, 안내 등 유기적인 지원과 협업 체계가 잘 동작된다면 금융 소외계층도 이러한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희 테크그룹 본연의 역할에 맞춰서, 실제 대고객 플랫폼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끊임없이 지원하고 불편함을 개선하여 더 나은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게 저희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거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이와 비례해서 보안이나 인증, 검증 등의 신뢰성 측면에서 대고객거래나 내부통제업무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이 당연한 것 같습니다. KB금융 테크그룹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Hardware 및 Software를 어떻게 강화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은행의 내부통제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저희 테크그룹 입장에서는 특히 시스템 연속성 유지, IT장애 발생 최소화, 보안 측면에서 주로 접근하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보안, 인증, 검증, 내부통제 등에 대한 업무는 저희 정보보호 쪽에서 주로 많이 담당하는데요, 자체적인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간 대표적으로 추진했던 사례들을 살펴보면, KB스타뱅킹 인프라 용량 선제적 증설, 온라인 거래구조 최적화, E2E(End to End) 거래추적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IT장애관리 거버넌스 강화, 데이터센터(IT센터) 특별점검 등이 있습니다. 또한, 보안 관련하여서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여러가지 자동화 시스템들을 구축하였는데, 사이버공격 자동대응 플랫폼(SOAR)이나 컴플라이언스 보안점검 및 관리 자동화 플랫폼 등이 그것입니다. 특히 전자금융 이상거래탐지를 위한 FDS 시스템도 전적으로 외부에 맡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KB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클라우드 환경도 적용 초기인만큼 클라우드 인프라 내부통제를 위해서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작년부터 Multi-AZ(Availability Zone) 구축이 진행 중인데, 현재 단일 클라우드 Zone으로 운영중인 김포센터(주센터)뿐 아니라 여의도센터(보조센터)에도 클라우드 자원을 증설하는 중입니다. 센터간 가용성을 확보하여 언제든지 자동적으로 페일오버(Failover)할 수 있게 하고, 기존의 핵심적인 금융서비스를 차질없이 제공할 수 있는 On-premise 환경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올 하반기에는 IT 장애라는 것이 정량화되고 수치화되지 않으면 잡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장애 유형을 상세 분석하는 계량화 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탄력적인 보안환경 구축이 필요한데, 지금은 망분리가 돼있지만 언젠가는 변화될 가능성도 있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트렌드 중에 하나가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보안 환경을 구축하는 작업들을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의 중심인 시중은행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신설되어 변화가 생겼고, 범위를 넓혀 보면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통 은행인 KB가 가진 경쟁력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ICT전략은 어떤 것인지요.
경쟁력 차별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인터넷 은행이나 핀테크 기업이 갖고 있지 않은 방대한 오프라인 채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은 거기에서 차별점을 만들어내야 일단 저희가 갖고 있는 걸 제대로 활용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 특히 비대면 서비스가 강조되어 왔지만, 결국에는 자산관리(WM) 등 전문적인 금융상담영역은 디지털로 당장 100%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영역은 직원 개인의 역량(Skill)뿐 아니라 고객과의 신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 채널 간 상호 유기적인(Seamless) 연결을 통해 일관되게 제공하는 서비스 역시 KB의 주된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9 to 6 Bank’의 확대를 통해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시간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여러 계열사와의 유기적인 협업체계 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전략이 바로 ‘슈퍼앱’ 전략입니다. 핀테크 기업이나 인터넷 은행들은 아무래도 다루고 있는 범위가 매우 한정적인 데 비해서, 현재 저희는 MAU 1,100만이 넘는 KB스타뱅킹이라는 대표 앱을 통해서 증권/보험 등 여러 계열사의 금융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자 전략입니다. 최근에는 금융 서비스 연계 뿐 아니라 비금융 서비스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부동산,자동차,헬스케어,통신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처럼 비금융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비금융간 제약을 넘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향후 핵심적인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금 더 테크그룹에 한정해서 말씀드리자면, 클라우드 기술(Cloud-native)과 Open API(BaaS) 기술이 향후 회사의 경쟁력 제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운영했던 금융시스템의 장점들을 활용하여 BaaS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외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금융서비스 API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미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에 발을 들인지 꽤 되었고, 전세계적으로 금융은 ‘개방형’으로 가고 있습니다. 개방형 금융에 있어 Open API 기술과 클라우드 기술은 핵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에 좀더 집중하고 있고, 그런 역량들을 내재화하는 것이 ICT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B금융그룹은 시중은행, 지방은행, 신용카드회사, 보험회사, 증권회사, 자산운용회사 등 금융 각 부분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에 관한 법률 등 제도적인 한계가 우선일 수 있겠습니다만, 계열사간 고객정보나 거래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수준은 어느 정도까지 준비되어 있나요.
KB금융그룹에서 개인고객을 담당하고 있는 금융 계열사가 7개 정도 되거든요. 그래서 그들 계열사와 거래하는 고객에 대한 정보들은 지주회사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계열사간 고객정보 제공 및 활용과 관련하여, 관련 시스템이나 과금체계 같은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일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은 잘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관련 과제 발굴과 계열사간 연계 활성화를 위해 내부적인 협의체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다만 아직은 법률 및 규제 측면에서 계열사 고객정보를 마케팅 등의 영업목적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조금 조심스러운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픈 뱅킹과 마이데이터 시행을 계기로 고객의 동의를 기반으로 일부 서비스에 활용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 전면적으로 활용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은행권에서는 입을 모아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금융당국에 건의하고 있고, 금융당국 역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은행들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오래전부터 고객수 1위를 유지해오고 있는 은행입니다. 특히 개인고객에 대한 서비스라는 면에서 KB금융플랫폼이 지니고 있는 강점과, 최근 업그레이드됐거나 또는 조만간 고객에게 선보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KB금융은 No.1 금융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고, 그것을 목표로 하여 끈질지게 노력을 지속해온 결과 시중은행 중 최대의 MAU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하는 ‘슈퍼앱’ 전략을 추진하면서, 꾸준히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왔고, 특히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부문 서비스와 자동차/부동산/헬스케어/통신 등 비금융부문 서비스를 연계하여 제공하는 것이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는데 있어서, ‘KB모바일인증서’를 기반으로 하는 인증사업과 ‘리브엠’을 기반으로 하는 통신사업이 자리를 잡은 것이 작년의 주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강조하고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AI 기반의 퓨쳐컨택센터(Future Contact Center, 미래컨택센터)가 있습니다. 기존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중심으로 하던 고객센터를 전문상담과 비대면 고객관리에 특화된 스마트한 영업채널로 전환하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KB 은행 뿐만 아니라 총 8개의 계열사가 참여해서 같이 활용하는 그룹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또 최근에는 KB 월렛(Wallet)이라는 서비스도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디지털 지갑의 개념인데, 쿠폰/전자문서/국민비서/각종 증명서 등을 실제로 다 받아볼 수도 있고 확인할 수도 있거든요. 최근에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항공권, KTX/SRT 승차권, 휴양림 이용권 등에 대한 제휴를 확대해서 다양한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생활”과 “금융”이 연계되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계속 선보일 계획입니다. 하반기에는 KB 월렛을 계열사로 확대 적용해서 계열사 주요 앱에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