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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도입 방향과 ICT기업이 알아두어야 할 요점 - 법무법인 주원 정재욱 변호사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도입 방향과 ICT기업이 알아두어야 할 요점 - 법무법인 주원 정재욱 변호사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이 10여 년 전부터 일부 전문가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만 알려지다가 2017년을 전후로 한차례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그 후 몇 년간 잠잠했던 가상자산 시장은 각국의 통화 공급이 대폭 늘어난 코로나 시기에 다시 한번 거센 광풍을 불러일으켰으나 작년부터는 다시 그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 사이, 가상자산 가격은 가파르게 급등락했고, 이를 노린 유사수신행위, 일부 거래소의 해킹, 스테이블코인이라던 테라-루나의 붕괴, 미국 대형 거래소 FTX의 파산 등과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가상자산이 사회적 문제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각국 금융당국은 오래전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고민해오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점차 투자자 보호와 공정거래를 위한 법률적 장치들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특히 ICT기업과 불가분 관계인 가상자산을 둘러싼 법률적 이슈와 핵심적인 유의 사항들을 이 분야 최고의 법률가 중 한 사람인 법무법인 주원 정재욱 변호사에게 들어 보았다.

가상화폐, 가상통화, 암호화폐, 암호자산 등과 혼용되던 가상자산의 개념이 우리나라에서는 점차적으로 ‘가상자산’이란 용어로 정리되다가, 최근에는 ‘디지털자산’이라는 용어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용어의 변천이 아니라고 보입니다만, 법률/제도적인 시각에서 보면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제가 강의를 나가보면 가상자산이냐 암호자산이냐 용어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은데, 업계에서는 초반에 암호화폐라고 많이 불렀고 정부에서는 가상통화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2019 ~ 2020년부터 가상자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작년 대선과 맞물려 디지털자산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우선 이것이 ‘화폐’라고 불리는 정확한 배경을 알아야 하는데요, 비트코인 백서(white paper)를 보면 P2P(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예로부터 화폐는 중앙화된 은행(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신뢰를 부여해서 그 신뢰를 바탕으로 유통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은행법상으로 화폐의 발행권은 한국은행만이 가집니다(한국은행법 제47조). 여기서 돈(화폐)의 가치를 인정하는 방법으로 중앙화된 신뢰성 있는 기관은 제외하고 그 자리에 컴퓨터 암호 알고리즘을 채워 넣자는 개념에서 출발한 게 바로 ‘암호화폐’입니다.

비트코인 백서에서 비트코인을 P2P 전자화폐로 명명하고 있다 보니 2014년부터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이것이 금융이나 송금, 결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발 빠르게 캐치했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2016년도에 소액 송금하는 분들이 크립토(암호화폐)를 활용하는 것이 외국환거래법 위반인지, 소위 환치기인지 여부를 따져보면서 이 분야 업무를 시작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비트코인 등은 당시 가상통화, 가상화폐, 암호화폐 등으로 불렸던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자산의 명칭에 ‘암호’를 붙이냐 ‘가상’을 붙이냐 하는 것은, 기술적인 측면을 좀더 강조하는 경우에는 ‘암호’를 붙이고, 기술중립적으로 접근하는 경우 ‘가상’이란 말을 붙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내년부터 EU에서 적용될 암호자산규제 법률안, 소위 MiCA(Markets in Crypto Assets Regulation) 잠정 합의안에서는 암호자산(크립토애셋; Crypto Assets)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여기서 암호자산은 분산원장(decentralized ledger) 또는 그와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한정됩니다. 특정한 기술이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한정해서 암호 자산이라 부르겠다고 되어 있는거죠.

한편, ‘가상자산’이라는 용어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우리나라가 차용해 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FATF에서는 특정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지 않고 좀더 기술중립적인 가상자산(Virtual Assets)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이와 유사한 것이 디지털자산(Digital Assets)입니다. 작년 3월 발표된 미국의 바이든 행정명령을 보면 디지털자산(Digital Assets)이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사용되는 기술과 관계 없이 암호화폐(cryptocurrencies),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s),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포함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가상자산’은 특정금융정보법 제2조 제3호에서 정하고 있는 개념입니다. 특정금융정보법에의하면 가상자산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를 말합니다. 이것만 보면 상당히 포괄적이죠. 다만, 단서규정을 통해 선불전자지급수단, 전자화폐, 전자어음, 전자선하증권 등을 제외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EU에서 말하는 암호자산만 해당되도록 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과 변화에 비해 우리나라의 제도적 대응은 어떤 수준인가요? 2021년 3월 개정 특금법 시행으로부터 중요한 조치들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전체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흐름에 비추어 보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요.

2020년 우리나라는 FATF와의 공조에 따라 특금법을 개정하면서 가상자산이란 개념이 실제 비트코인 또는 이더리움을 지칭하도록 설정했습니다. 특금법 2조 조항을 소거법(消去法) 형식으로 제정해서, 예를 들면 티머니(T-Money)와 같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아닌 전자화폐, 선불전자지급수단은 빠지게 되어있습니다. 결과적으로 EU의 MiCA에서 말하는 암호자산과 거의 일치합니다.

국제기구, EU, 미국 등 전체적으로 시장 현황을 보는 시각들은 다 비슷합니다. 우리나라 규제 대응이 결코 늦은 게 아닙니다. EU에서 종합 암호자산 법률안이 이제야 잠정 합의되어 진행 중이고, 미국도 통합 암호자산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경제적, 기술적 효용성도 분명 존재하지만, 기존 경제와 금융, 외환시장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과 EU 등에서는 가상자산에 대해 어떻게 제도화하고 규제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그에 발맞춰 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국민들이나 투자자들이 느끼기에는 워낙 사건, 사고가 많아서 늦은 거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글로벌 정합성을 생각하면 우리나라만 먼저 서두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산업기술의 발전 속도나 새로운 사회 현상이 나타나는 속도는 상당히 빠르지만, 법 제도를 통해서 뭔가 규정한다는 것은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간 금융당국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긴 했습니다. 예컨대, 2017년부터 ICO 전면금지 방침이나 가상통화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같은 것들을 시행했습니다. 주로 투기과열을 해소시키는 형태로 정책이 집행되었는데 2018년 이후 소위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 왔습니다. 그후 2020년 하반기부터 다시 크립토 열풍이 불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이제는 크립토 시장에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 장치 또는 불공정 거래 방지를 위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 규제 측면에서는, 과거에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서 부양과 규제가 반복되는 역사가 길게 이어져왔는데, 그 현상이 지금 가산자산 시장에서 압축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용어부터 시작해 여러가지 혼란들이 있었는데 이제 국제기구나 해외 당국들과 보조를 맞춰가며 가상자산에 대한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는 단계입니다.

법무법인 주원 정재욱 변호사

지난 2월 정부는 “증권형 토큰(STO)”으로 불리던 용어를 “토큰증권(ST)”으로 명칭을 정리하여 자본시장법에 따른 증권의 일종으로 규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가상자산 사업자, 가상자산 거래소, 그리고 기존 금융회사의 입장과 반응은 각각 어떤가요.

지난 2월 정부에서 고시한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에서도 개념정의하고 있지만, 토큰증권은 증권입니다. 가상자산을 증권의 성격을 가지는 가상자산, 그리고 증권의 성격을 가지지 않는 가상자산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증권형 가상자산에 대해 정부가 토큰증권(Token Securities)이라 명명하고 그런 성격의 자산은 애초부터 증권이었다고 규정한 것입니다.

일단 토큰증권이란 토큰 중에서 증권의 성격을 지닌 것인데, 가상자산이 증권에 해당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는 비교적 오래되었습니다. 2017년 5월 한 프로젝트가 스위스에서 ICO(Initial Coin Offering)를 성공해서 엄청난 규모의 비트코인을 모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스타트업/벤처업계에서 급격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정부가 처음 문제를 파악하고 그때부터 투기과열을 막기 위해서 기존의 증권관련 법률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했고, 그 결과 2017년 9월 초에 증권형식의 ICO는 자본시장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증권이라고 할 때, 지분증권이나 채무증권을 떠올립니다. 지분증권은 주식, 채무증권은 채권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증권 중 투자계약증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간략히 말하면, 어떤 기업에 투자해 나중에 이익이 나면 배당을 받는 개념이 아니고 어떤 특정 사업에 대해 투자하는 게 투자계약증권입니다. 크립토 ICO의 경우 발행회사가 아닌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성격이 강한데, 프로젝트의 결과에 따라 일정한 수익을 배당 받는 case가 있다면, 이는 투자계약증권과 유사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가상자산의 투자계약증권에의 해당성을 중심으로 증권성이 논의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20년 거래소 배당형 코인의 증권성이 남부지법에서 다투어졌는데, 결과적으로는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2023년 현재까지도 법원에서 증권으로 인정된 가상자산은 아직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투자계약증권에 대한 실무상의 사례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지난 2022년 4월 최초로 금융당국에서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한 사례가 나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입니다.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에 대해 투자계약증권성을 인정하면서, 투자계약증권의 판단기준에 대해 논의가 촉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조각투자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여러 논란을 낳았습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음악, 부동산, 미술품 등 여러가지 조각투자에 대한 비정형적 증권에 대한 발행 수요가 늘어난 것이지요.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되자 업계에서는 그 기준이 뭐고, 합법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였고 이를 정리한 게 바로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입니다.

조금 더 설명드리면, 2019년부터 전자증권법이 시행돼 상장회사의 주식은 모두 예탁결제원에서 전자형태로 관리하는 전자증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투자계약증권은 전자증권법의 전자등록 대상이 아닙니다. 이에 투자계약증권을 합법적으로 전자등록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논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자증권법령에서 요구하는 중앙화 된 복층 계좌구조를 분산원장이 충족할 수 있는지, 분산원장의 기재로 권리 이전, 추정력 등이 인정될 수 있는지 논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논의가 있지만 법령 개정 없이 합법적으로 토큰증권을 발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편, 금융당국에서는 토큰증권을 음식을 담는 그릇이라고 표현합니다. 토큰증권이 투자계약 형태의 토큰증권일 수도 있고, 지분증권(주식 성격)인데 토큰증권일 수도 있고, 채무증권(채권 성격)인데 토큰증권일 수 있다는 거죠.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은 앞으로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을 점차 보완해서 토큰증권을 발행, 유통하는 과정을 제도권 내로 수용하겠다는 취지의 방침으로 이해됩니다.

토큰증권이 증권이라고 하면 자본시장법, 전자증권법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이를 취급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 인가 등이 필요할 수 있고, 거래소를 운영하려면 거래소 허가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라이선스를 갖춘 기관은 증권사, 거래소 등 입니다. 이러한 기존 금융회사들 입장에서는 토큰증권이라는 새로운 증권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금융위원회에서 내놓은 안을 보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을 신설하거나 또는 장외거래 중개업자를 신설해서 일부 소액이나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새로운 사업자도 인정을 하겠다는 취지가 들어있어 제한적 범위에서는 새로운 사업자들이 나타날 여지가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크립토를 잘 아는 업체들 또는 조각투자 전문업체라든가 크립토 분산원장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기존 금융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에 참여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풍에 그칠 수는 있지만 토큰증권을 제도화 하려는 이러한 시도는 긍정적이고 유의미하다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주원 정재욱 변호사

토큰증권으로서 분류되는 것 이외의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가칭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하여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큰증권(증권형 토큰)에 대한 규율과 일반 디지털자산(비증권형 토큰)에 대한 규율의 결정적인 차이는 어떤 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지요.

앞서 언급한 토큰증권은 그냥 증권으로 간주하고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을 적용시키면 됩니다. 하지만 그냥 적용시키면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부 제도적 보완을 통해서 길을 열어주려는 것이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으로 이해됩니다.

한편, 비증권형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그 특성상 자본시장법이라든가 전자증권법에 의한 규제를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없습니다. 현재 비증권형 가상자산에 대해 직접 적용되는 법률상 규제는 특정금융정보법 정도가 있습니다. 물론 일반 형법, 민법 등도 적용될 수는 있습니다. 특정금융정보법은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법입니다. 즉, 테러, 대북제재 회피, 마약거래 등에 사용되는 여러가지 불법자금의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어떤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지 정한 법입니다. 가상자산의 경우 초국경성, 익명성, 전자화 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자금세탁이나, 불법 환치기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는 각국 정부에 가상자산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장치 마련을 권고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2021년도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를 골자로 하는 특금법 개정안을 시행하였습니다. 그 핵심 내용은 가상자산 사업을 하려는 자는 FIU(금융정보분석원)에 대표자 상호 등을 신고하고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고수리 요건으로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대표자 임원 결격사유 정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금융정보법은 자금세탁방지에 국한되어 적용되는 것이므로, 가상자산이나 그 사업자를 제도화 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우리가 어떤 업을 제도화한다는 것은 그 업에 대한 진입규제도 만들고, 그 업의 영업 범위가 어디까진지 명확히 설정하고, 또 그 업에서 이해상충을 방지하는 규제가 생기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현재로서는 자금세탁방지 이외에 가상자산사업자의 영업행위, 진입규제 등을 정하고 있는 법령은 없습니다. 거래와 관련하여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시세조종이라든가 내부자거래 행위라든가 어떤 불공정 거래가 일어났을 때 이를 규율할 수 있는 법이 일반 형법에 의한 사기죄, 사전자기록위작 및 동행사죄 밖에 없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코주부’라고 해서 코인, 주식, 부동산을 하나의 투자대상으로 봅니다. 투자에 자기책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코인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법에 의한 보호가 미흡한 것은 사실입니다. 해킹이나 무단출금 사태가 벌어진다 해도 보호받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전자자금융거래법에 보면 은행 등 금융기관은 이용자의 고의나 중과실을 은행이 입증해야만 책임을 고객한테 물을 수 있습니다. 또 보험이나 준비금 적립도 강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해킹 사고가 터지면 일단 이용자가 보호를 받고 시작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같은 경우 이러한 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에 거래소가 보상을 안 해주면 결국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거래소들이 보험에 가입되었다고 홍보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개인정보유출에 대해서만 보험 가입이 되어있을 뿐, 가상자산 해킹이라든가 코인 사고에 대한 손해보험은 가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처럼 가상자산은 규제공백이 매우 심각합니다. 그 밖에, 가상자산 상장 수수료(fee)지급 문제나 유사수신행위 등 규제 공백인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이미 하나의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고, 많은 이들의 자금이 들어가 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면, 우리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 현실에 맞게 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 확보 장치, 법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테라루나 사태, FTX 사태 등은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장선 상에서 다행히 2023년 5월 국회 정무위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이용자보호, 불공정거래행위 규율을 골자로 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어 내년부터는 일부 규제 공백이 해소될 전망입니다.

법무법인 주원 정재욱 변호사

가상자산 사업자(발행자) 입장에서는 결국 자금조달을 위한 방안, 즉 ICO나 IEO가 합리적인 수준의 규제를 받더라도 얼마나 활성화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조항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화에 대해 투자자 관점에서 많이 말씀드렸는데 사업자 관점으로 봐도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ICO가 금지됐다고 하지만 실제 ICO를 금지하는 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불명확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규제의 명확성입니다. 2016년, 2017년 초기에는 그 투기 열풍을 당장 잠재우고 통제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지침, 가이드라인을 통한 규제가 불가피하게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점차 국민적 합의를 통해 법 제도화를 해야 합니다. 1단계에서는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에 대한 규율을 중심으로 논의가 되었다면 2단계 입법, 즉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는 (1)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영업행위 규율, (2) 가상자산 평가 및 공시, (3) 가상자산의 발행, (4)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율, (5) Defi, NFT 에 대한 사항 등에 대하여 논의가 되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 입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법무법인 주원 정재욱 변호사

ICT기업들은 금융상품 성격의 가상자산이 아니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의 개발과 관련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블록체인의 공공 또는 산업적 적용 과정에 참여할 ICT기업들에게 법률적인 면에서 가장 유념해야 될 사항을 조언해주시기 바랍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아직 만들어져 있지는 않지만 제가 법조인이다 보니 당연히 주의할 사항이 많기는 합니다. 그런 것들을 다 설명드릴 수는 없고 초점을 좁혀서 NFT와 관련해서 미술업계나 기술업계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몇 년 전부터 NFT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NFT를 생성하고 취급하고 거래하는 것들이 법외 영역일 가능성이 높고, 기존 법률체계로는 소유권이 명확하게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NFT를 사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부터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 관계를 잘 준비해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러 법률적인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때문에 사업하는 분들은 새로운 현상 특히 비트코인, 이더리움이나 NFT에 대한 일을 할 때에 계약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많은 시나리오에 대비해놓는 게 해법입니다. 거래 당사자 사이에서는 계약관계를 철저하게 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흔히 그림자 규제라고 부르는 사항들도 검토해야 합니다. ICO 금지방침도 있고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도 있고 실명계좌발급 관련 문제도 있고 여러가지 규제들이 있습니다. 2017년으로 돌아가 보면 규제도 불분명하고 시장도 불확실할 때 규제공백이나 차이를 이용해 코인거래소를 비롯한 돈 많이 버는 기업들이 생겼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영역에는 언제나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한다는 것을 염두하고 사업하는 분 스스로가 리스크를 사전에 진단해서 점수를 매겨본다든가 리스크의 크기가 얼마나 될 것 같다든가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재욱 변호사 법무법인 주원
  • 現 법무법인(유한) 주원 파트너 변호사
  • 現 금융위원회 금융규제혁신회의 디지털혁신분과 위원
  • 現 금융위원회 디지털자산 민관합동TF위원
  • 前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 前 대한변호사협회 IT 블록체인 특별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