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에서 전신, 전화를 거쳐 인터넷 등으로 진화한 통신(通信)은 디지털 시대의 기본 인프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다.
한국의 근대적 통신은 1885년 9월 한성전보총국(漢城電報總局)의 발족에서 시작해 무수한 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한국 통신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걸어온 기업 KT(Korea Telecom Corp.)의 정찬호 상무를 만나 통신과 DX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KT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KT는 지난 137년간 대한민국 통신 역사를 이끌어온 종합통신사업자입니다. 통신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5천144만 명이 KT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결 매출은 약24조9천억 원, 영업이익 1조6천70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최근 KT는 과거 유·무선 중심의 ‘텔코(Telco)’에서 디지털 중심의 ‘디지코(DIGICO)’로의 변화와 성장을 선언했습니다. 통신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다양한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더 나은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삶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KT가 ABC(AI, Big Data, Cloud) 역량을 높이고, 협업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룹 내 디지털 전환(DX)은 당초 목표를 얼마나 이뤘다고 생각하시나요?
질문 속에 있는 ‘역량’과 ‘협업’이 KT의 DX 혁신 전략 3가지 중 2가지에 해당합니다.
그 중 DX를 진행시키는 가장 중요한 기반은 ‘역량 향상’입니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수도 있겠지만, IT전문가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죠. 또한, DX가 일회성이라면 리더의 의사결정과 단기 프로젝트 추진으로 진행할 수 있겠지만, KT가 생각하는 DX는 장기간에 걸쳐 차근차근 실행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따라서 KT는 이 과제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내부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오프잡(Off-Job) 형태의 전일제 교육뿐만 아니라 AI300, AI인증제, AI마라톤 교육 등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3년째 시행하고 있고, 현재 기준으로는 올해 목표로 했던 역량 규모에 거의 근접한 수준까지 도달한 것 같습니다.
똑같은 기술처럼 보이지만, 통신과 일반 IT는 다른 영역입니다. 따라서 기존 ‘텔코’ 영역에서 활동하던 기존의 기술직, 영업직 등 직원들이 바로 ‘디지코’ 영역의 업무를 수행하기란 어렵기에 교육이 필요합니다.
IT 분야가 개발 영역도 있고, AI를 통해 분석하는 업무도 있기 때문에 이런 걸 경험해보지 못한 직원들의 교육은 힘들었고, 중도 포기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직원들이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힘든 과정들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KT는 내부 인력 육성 노하우를 외부로 확장해 고용노동부 K-Digital Training과 함께 청년들을 ‘기업 실무형 AI/DX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KT AIVLE School’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2기 진행 중으로, 2024년까지 총 3천600명의 미래인재를 육성할 계획입니다.
‘협업’은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적극적인 제휴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AI,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급성장하는 분야는 내부 역량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KT는 2020년 산·학·연 협력체인 AI One Team을 시작으로, Cloud One Team, Metaverse One Team 등을 구성,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KT는 이러한 One Team을 리딩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관련 파트너사 및 대학교, 연구기관들과 생태계를 확대, 강화하고 있습니다.
ABC 역량 중에서 KT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분야는?
DIGICO KT는 ABC 중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모든 분야가 서로 연계되기 때문에 모두 중요합니다.
KT는 ABC 역량을 모두 제고하기 위해 인재 육성 및 실제 업무에 사용할 플랫폼을 직접 구축·운영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은 앞에서 말했던 KT의 DX 혁신 전략 중 마지막 한 가지입니다. 대표적인 플랫폼은 ‘AIDU’로, AI 교육과 개발 실습, 실무 적용을 위해 구축했습니다.
또 다른 ABC 역량 강화 노력 중 하나는 2년 전부터 매년 그룹 차원의 AI 해커톤을 개최해 AIDU 상에서 AI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는 2020년 한 해 동안 2천500여 명의 임직원이 총 3천500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결과를 낳았고, 행사 참여과정에서 직원들의 역량이 업그레이드 되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역량 향상을 기반으로 KT에서 DX를 이룬 사례는 무엇이 있나요?
DIGICO 영역 뿐 아니라 기존의 텔코(TELCO) 영역에 대한 DX 활동도 중요합니다. KT의 DX는 기존의 통신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통신DX’와 ABC 기술 기반의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AI/DX’로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DX는 고객 서비스의 전반에 확산 적용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보편화됐지만 대리점에 각종 신청서를 없애고 패드나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 프로세스를 개선한 것, 마이케이티 앱을 통해 ‘1분 주문,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AI학습 적용을 통한 AI 문자 스팸 차단 기능 등이 통신DX를 이룬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DX의 경우는 고객센터에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 문의에 대한 상담 정확도와 효율을 높이는 ‘AI컨텍센터(AICC)’, 소상공인에게 효과적 상권 정보를 제공하는 ‘잘나가게’와 소상공인의 매장 통화 비서인 ‘AI통화비서’ 등이 있으며, 이런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한 ‘Cloud 서비스’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