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법률이 최초로 제정된 것인 1997년이다. 그런데 그보다도 5년이나 앞서 말그대로 모험(Venture)적인 상황에서 창업되어 1999년에 코스닥 입성까지 성공한 회사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 수많은 기업들의 ICT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여 온 ㈜인성정보가 그 회사이다. 인성정보는 작년 창업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주된 사업영역인 ICT인프라 구축 부문에서는 고객사에게 매니지드 IT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그와 맞물리는 클라우드 영역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더하여 인성정보가 꽤 오랜기간 사업을 구축해 온 스마트 의료 시스템의 공급은 미국에서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어 미래 먹거리로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성정보의 창업자이면서 대표이사를 맞고 있는 원종윤 부회장을 만나서 연륜만큼이나 깊이 있는 얘기를 들어 보았다.
인성정보는 우리나라에 「벤처기업협회」가 설립된 1995년보다도 3년전인 1992년에 설립된 것으로 압니다. 요즘과는 달리 IT벤처에 대한 지원정책이나 생태계가 척박한 환경이었을텐데요, 당시 인성정보를 창업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그 당시 저희 집안의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았고 제가 2남2녀 중 장남이다 보니 가족의 생계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저는 나이 들어가도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에서 근무해 보았는데 장담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한 살이라도 더 나이 들기 전에 제 힘으로 일 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당시 검사이시던 대웅제약 회장님께서 투자 제의를 해 주셔서, 사업 자금은 커녕 한 달이라도 급여를 못 받으면 어려운 상황에서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젊은 날의 패기가 가득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월이 벌써 31년이나 흘렀지만, 그 젊은 날의 패기를 가지고 늘 배움과 도전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창업 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온 인성정보는 작년에 설립 30주년을 맞이하여 경영전략을 IT 매니지드 서비스, 의료정보화, 클라우드 3가지로 정립하고 조직도 개편하셨는데, 그러한 변화를 추진하신 배경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주력으로 하던 사업 중에서 특히 집중해서 성장시켜야 할 분야로 위 세가지 분야를 꼽았습니다. 첫째, IT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은 고객의 IT 관련 운영 업무를 아웃소싱 받아 대행하는 것입니다. 요즈음 IT 개발 인력과 운영 인력을 뽑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IT 관련 제반 기술들이 워낙 빠르게 발전, 변화 하기 때문에 원할한 업무 수행을 위해서 IT 인력에 대한 꾸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고객사는 고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IT 운영 업무를 저희가 위임 받아 잘 수행함으로써 고객사의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둘째, 의료정보화는 저희가 지난 20여년간 추진해 온 헬스케어 사업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해서입니다. 3년 전에 사내 헬스케어 사업 부문을 분사시켜 하이케어넷을 설립하여 집중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이에 더하여 인성정보내에서 추가적인 원격진료 서비스를 런칭하고, 또한 제약, 바이오, 의료 분야의 기업이나 병원 등에 IT 인프라 시스템 구축및 운영 사업을 강화하고 의료 빅데이타 관련 분야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틀어 의료정보화 사업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는 IT 인프라 사업을 추진해온 저희 회사 입장에서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대세 사업이라서 기존에 해왔던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구축 및 운영 사업뿐 아니라 공공클라우드 인프라 전환 사업 및 어플리케이션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꾸려 대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SR에서 발주한 공공부문 최초의 빅뱅 방식의 인프라 클라우드 전환사업을 수행하였고, 공공 기관에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모델 시범사업 컨설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인성정보의 기반사업이라 할 수 있는 IT 매니지드 서비스는 토탈 IT 서비스 제공사업이라 생각됩니다. 다양한 산업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업활동을 전개하는 고객사들의 IT 니즈에 성공적으로 대응하여 온 인성정보의 핵심역량은 어떤 것들인가요.
인성정보는 지난 30여년간의 IT서비스 제공을 통해 여느 IT서비스업체와 달리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다양한 산업의 고객 기반을 갖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자산이자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네트워크, 보안, 통신, 멀티미디어, 컴퓨팅 및 데이터 저장에서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발전에 따라 변화무쌍한 기업의 IT환경을 고객의 입장과 눈높이에 맞춰 최적화해 온 경험 축적이야말로 그 어떤 고객의 IT 니즈에도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핵심역량의 근간이 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고 또 고객들도 그러한 점을 높게 평가해 주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졌지만 인성정보는 훨씬 전부터 의료보건 산업의 디지털화에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에 대한 최근의 성과와 장기적인 성장전략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자회사로 분사한 하이케어넷 사업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하이케어넷은 전 세계 20국 이상에 진출하여 있는데 최근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시장은 미국입니다. 전역한 미국 군인들을 연방정부 기관인 VA(Veteran Affairs) 에서 건강관리하는 1차 사업에 참여하여 원격진료 솔루션을 약 1만 가구에 공급하였고, 올해 2차 사업에도 선정되어 앞으로 보다 확장된 규모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또한, 올해부터 미국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Medicare 의료보험에서 수가를 주는 RPM(Remote Patient Monitoring) 사업과 CCM(Chronic Care Management) 사업에 진출하였습니다. 현지 의사들과 협업으로 하는 서비스 사업과 플랫폼만 제공하는 사업 두 형태로 전개하고 있는 일종의 구독형 사업인데, 관리하는 환자수가 계속 빠르게 늘어가고 있어 대단히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인성정보에서는 OK DOC 라는 브랜드로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12월 1일 부로 개시합니다. 이 서비스는 을지의료원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대학병원 전문의 교수님들로 구성된 전 진료과 전문의 진료 서비스 입니다. 저희 인성정보는 그 중 진료 플랫폼 제공과 현지 병원들과의 협업 등을 맡고 있습니다. 업계 최초의 시도인 만큼 기대한 만큼의 Output을 창출하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IT강국이라고 하지만 사실 ICT 측면에서는 더욱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인성정보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이사사이면서 대표적인 ICT기업인데요. 우리나라 ICT산업의 발전 방향과 중요한 정책적 과제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2023년 전 세계는 COVID-19라는 신종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위드 코로나” 시대로 진입하였고, 이후 예상치 못한 전쟁의 발생 등을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하여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솔루션을 중심으로 하는 “언텍트와 뉴노멀”이 촉발한 디지털 전환의 속도 보다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며 더욱 섬세한 구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국가 간의 격차 및 갈등 심화 등, 거시적인 측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정책에 대한 내용은 차지하고, 플랫폼이라는 한가지 측면에 대해서만 말씀드리자면, 소위 말하는 “플랫폼 기업”의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은 독과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폐해 때문에 플랫폼의 출현을 막는 다면 ICT의 혁신 방향과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플랫폼 기업의 출현을 막는 규제는 철폐하되 이들이 사회적인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규범들을 상세하고 세련되게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ESG / 탄소중립 / 디지털 격차 해소 및 포용 / 전문 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끊임 없는 노력 / 안전 사회 실현 등에 대한 플랫폼 기업들의 책임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기득권과 상충되는 부분에 대한 규제를 없애 나가는 것이 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플랫폼을 먼저 탄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의료 서비스 / 법률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 할 것입니다.
인성정보는 회사명에 “어질 인(仁)”자가 들어가서인지 임직원간의 소통과 이해를 통한 조화로운 분위기가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운영하고 계신 인사/조직 정책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들을 소개해 주십시오.
‘저희 인성정보는 ‘사람이 곧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다’ 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탑다운(Top-down) 방식의 소통이 아닌 양방향 소통으로 전환을 위해 여러 직군별로 구성된 KING MAKER Group을 조직화하여 운영 중에 있습니다. 매주 직책자 Tea-meeting을 통해 현장 조직의 변화와 개선에 대한 Needs를 전달하고, 직책자들이 먼저 앞장서서 우리 조직의 변화와 다짐을 직원들에게 공표합니다. 한 달 동안의 운영 결과에 대해서 팀원들과 지속적으로 나눔으로써 ‘발전’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저희 인성정보에서 말하는 KING MAKER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담고 있는 의미는 즐거운 Group 만들기 프로젝트 입니다. 하루 일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 만큼 즐거운 그룹을 만들자는 의미 입니다. 두번째는 “직원이 곧 왕이다” 라는 의미로 각 구성원마다 담당자로서 존중받고 “주체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활동입니다. 주요 활동으로는 우리 조직 내에서 필요하고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성을 담은 ‘인성에 인성을 더하다’ 라는 인성정보만의 조직문화수칙 입니다. 경영진 및 조직 전체적인 공표식을 거쳐, 실질적으로 우리 조직내에서 통용될 수 있도록 대/내외 홍보 활동을 하고 각 계층별 직원으로부터 Feedback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조직구성원 간 소통 활동을 통해 인성정보를 이끌어 왔고 또 이끌어 갈 예정입니다.
과학과 기술, 특히 IT 분야는 영원히 발전하지 않겠습니까? 정보통신산업이 우리나라 같이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이만큼의 경제규모를 과시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고, 이는 종사자들의 치열한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인만큼 저희도 못해냈던 분야에 젊은 층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뛰어들고 역량을 마음껏 펼치시길 기대합니다.
- 취재/글 박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