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와 ‘멘티’라는 말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됨에 따라 사회 곳곳에서 ‘멘토’로 활동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활약하고 있는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멘티’들에게 현장에서 쌓은 생생한 경험을 전달해 향후 실전에서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혁신기업 중 하나인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카카오T어플 개발에 참가한 서오석 멘토는 한이음ICT멘토링 사업에 멘티로 참가했다가 멘토로까지 활동하면서 한이음 멘토링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멘티로 한이음 ICT 멘토링에 참여했다가 이제는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멘토로 참가하게 됐던 계기와 멘토링을 통해서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 있는 친구가 1박2일로 대학생들이랑 놀러 가자고 해서 갔는데 그게 멘토링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우연히 동행했다가 처음 멘토링을 경험 했는데 현업에서 당연히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 ‘우와’하는 반응도 재밌었고, 멘티들에게 듣는 것도 많았습니다.
멘토링을 하다가 괜찮은 친구들이 있으면 현장으로 데려오려는 것도 멘토링의 목적 중 하나입니다. 요즘 개발자가 부족해서 조금이라도 똘똘하면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고 회사들도 대부분 고급개발자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매니징 책에서는 고급개발자가 저급 개발자 23명 분을 한다고 합니다. 회사에서도 낮은 연차 10명보다 연봉을 한 번에 몰아서 고급개발자 1명에게 주는 게 이득이라고 봅니다. 그 사람이 개발을 끝내서 산출물을 만들어 내고 그만둬도 잘 만든 게 남아있으면 저연차 개발자들도 토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되기 때문에 고급 개발자를 데려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멘토링을 통해 여러 멘티들을 만나서 이들을 좋은 개발자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멘토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멘토링 활동 또는 멘티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멘토링 활동을 하다보면 괜찮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특히, 처음부터 잘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친구들은 멘토링을 하던 중 ‘이 친구는 우리 회사에서 일해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신입 추천 제도를 활용하여 내부적으로 추천을 했습니다. 결국 그 친구는 입사를 했고 지금도 카카오에 다니면서 저와 같이 가끔씩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한테는 그 친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또 어떤 친구는 N사에 입사를 했는데 우연히 제 친구의 팀원으로 가게 돼 지금도 가끔씩 자리를 함께 하곤 합니다.
특이한 경우는 멘토링을 했던 친구들 중에 교수님에게 제 개인연락처를 구해서 멘토링을 요청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 교수님을 모르는데도, 전에 나에게 멘토링을 받았던 친구들이 얘기를 해놓은 것이 대물림 되면서 결국 멘토링으로 이어진 경우였는데 그 부분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가장 최근에 진행한 멘토링은 어떤 것이었으며, 혁신기업에 재직하는 이로서 멘토링을 시작하는 팀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십니까?
가장 최근에 진행했던 멘토링은 재작년이었는데, 그때 멘티들 중 한 명은 대학원을 준비했고 나머지 친구들은 다 취직을 했습니다.
멘토링을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실무에서 쓰는 걸 얘기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 친구들이 대기업에 갈 계획으로 토익 공부를 하고 있는데, 카카오를 비롯해 N사 등에서는 토익 등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멘토링을 하면서 “토익이 중요한 게 아니고 현재 회사에서 쓰는 기술들이 이런 것들이 있으니 이런 걸 공부하라”고 말해줍니다.
학교에서도 이런 저런 것들을 많이 시키는데 현업에서는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멘토링을 할 때는 최대한 현실적인 것들을 요구하는데, 이러한 요구를 잘 수행하는 친구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 친구들에게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다양한 분야에 있는 친구나 인맥에게 물어봐서 알려주기도 합니다. 비록, 이런 것이 멘토링의 성과는 아니지만 그만큼 그 친구들이 좋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학생들이 알 수 없는 정보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특히, 멘티에게 많이 얘기하는 것은 처음 회사를 정할 때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번 회사를 들어간 후 향후5년이 지나면 업종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포털 출신이면 커머스 쪽으로는 가기가 좋지만 B2B를 하게 될 경우 일하는 방식이 달라 다시 넘어오기 힘들다는 것들도 멘티들에게 알려주면서 향후 진로 설정에 신중을 기할 것을 강조합니다.
서오석 멘토님이 보셨을 때 개발영역에서 회사들이 요구하는 역량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필요한 개발 언어라던가 ‘프레임 워크’ 라고 부르는 개발을 하기 위한 생태계들이 있습니다. 생태계를 다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관련 내용을 찾아보라고 많이 권유합니다. 개념을 알기만 해도 다른 친구들에 비해 수준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토익을 준비할 때 산업 개발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개발 언어라든가, 개발 생태계를 이해하면 카카오나 N사 등에서는 영어 한 줄 잘하는 것 보다 그걸 더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공부하라고 많이 얘기해 줍니다.
멘티들에게 좋은 강의 링크를 준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멘티들의 역량을 높여서 상반기에는 빨리 기초를 잡고, 하반기는 토대가 만들어지면 본인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이런저런 방식을 써보라고 조언을 해줍니다. 저도 현업에서 개발하다가 안 되는 것은 한이음IC멘토링 과정에서 멘티들과 함께 디버깅하는 형태로 멘토링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멘토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본인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멘티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하면서 느끼는 ‘재미’가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회사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 지치기 마련인데, 그 친구들을 만나면 리프레시도 되고 대학생들의 학교 생활 중 궁금한 것도 묻고는 합니다. 제가 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멘티들의 이런 학교 얘기를 들으면 재미있고 이러한 시간이 저에게 재충전과 새로운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